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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부실 대출 1100억 손절은 '예고편'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3.10.10 06:00
수정 2023.10.10 06:00

경쟁사 압도하는 대손상각 행보

고금리에 여신 건전성 악화일로

손실 감수하고 총대 메며 '눈길'

OK저축은행 지점 간판. ⓒ뉴시스

OK저축은행이 올해 들어서만 1100억원에 달하는 부실 대출을 손실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대출 정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OK저축은행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규모의 손절로 시선을 끌고 있다.


고금리 충격과 그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대출의 질이 계속 나빠지는 가운데, 가장 많은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는 OK저축은행이 손실을 감수한 여신 처리 작업에 총대를 메고 나서는 모양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대손상각액은 총 36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4% 늘었다.


대손상각액은 금융사가 대출을 내줬지만 이를 돌려받지 못하고 손실로 떠안은 비용이다. 이 금액이 확대됐다는 것은 금융사가 회수를 포기해야할 만큼 차주의 경제적 사정이 나빠진 대출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을 보인 곳은 OK저축은행이었다. OK저축은행의 대손상각액은 109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25.9% 급증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기간 동안 1000억원 이상을 대손상각한 저축은행은 이 곳 뿐이었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대체로 대손상각을 확대하긴 했지만 OK저축은행과의 격차는 아직 상당한 수준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578억원으로, SBI저축은행은 206억원으로 각각 272.9%와 40.1%씩 해당 비용이 늘었다. 이밖에 ▲고려저축은행(198억원) ▲더케이저축은행(125억원) ▲대신저축은행(121억원) ▲HB저축은행(110억원) 등의 대손상각액이 100억원을 넘은 정도였다.


대손상각액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금융시장의 여건 상 저축은행들의 대출 부실 리스크는 앞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올해 내내 역대급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면서,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제1금융권 은행에 비해 취약차주 고객이 많은 저축은행의 특성을 감안하면 부담이 한층 큰 실정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이런 주변 사정과 맞물려 OK저축은행의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는다. 고금리 리스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부실 대출 정리 작업에 나선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이 저축은행업계 전반으로 퍼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업계에서 제일 많은 부실채권을 품고 있는 곳이다. OK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고정이하여신은 8275억원으로, SBI저축은행(6299억원)·웰컴저축은행(4034억원)·페퍼저축은행(3525억원)·애큐온저축은행(3089억원)·한국투자저축은행(2937억원)·상상인저축은행(2879억원) 등을 제치고 단연 최대를 나타냈다.


고정이하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통상 석 달 넘게 연체된 여신을 가리키는 말로, 부실채권을 분류하는 가늠자다.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부분을 묶어 고정이하여신이라 부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기간 동안 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여신 건전성은 당분간 악화 추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며 "이대로라면 결국 다른 저축은행들도 대손상각을 늘려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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