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최고’ 美 장기채가 불러온 개미지옥…ETF 줄줄이 연저점
입력 2023.09.28 07:00
수정 2023.09.28 07:00
순매수 1위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3배 ETF’
연초 대비 35% 하락…다른 장기채 ETF도 연저점 경신
“금리 기조 변화 당분간 어려워…리스크 줄이는 전략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 금리 인하를 전망하면서 올해 초부터 미국 장기채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연일 상승세를 거듭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연초 이후 국내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미국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ETF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 국채 3배 ETF(TMF)’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는 9억4238만 달러(약 1조2749억원)다. 해당 상품은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 국채를 30년물에 투자하는 ETF로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차익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이외에 만기 20년 이상인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를 2억5011만 달러(4위),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커버드콜 ETF(TLTW)’도 2억 4353만 달러(5위)를 순매수했다.
다만 해당 상품들의 수익률은 연일 내리막을 기록하고 있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인 TMF의 경우 지난 4월 10.3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4.93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는 등 올해 들어 35.4% 하락했다. 같은 날 4.84달러를 기록하며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TLT(-10.8%)와 TLTW(-10.9%)도 10% 수준의 손실을 기록하고 한 것에 이어 지난 26일 나란히 연저점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미국 채권 금리가 연일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지난 26일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종가 기준 4.55%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4.56%를 기록해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미국 국채 2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같은 날 장 중 4.88%, 4.70%까지 치솟으며 각각 지난 20202년 5월, 201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채권 가격 하락)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금리가 빨리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지금은 장기채 ETF를 사기에 좋은 때라고 보기 어렵다”며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이 장기물에 비해 적은 단기물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미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것은 내년에 시작될 기준금리 인하를 이미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립 금리가 상향 조정됐다면 정책금리 인하 시기도 늦춰질 전망”이라며 “일본은행까지 제로금리에서 탈피하려고 한다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 수준은 4.7%까지 열어놓아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