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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라켓 부수고 악수 거부 ‘태극마크 망각 했나’ [항저우 AG]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9.26 07:57
수정 2023.09.26 08:14

AG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조기 탈락 후 분풀이

승리 거둔 랭킹 636위 선수의 악수 요청도 거부

권순우. ⓒ XINHUA=뉴시스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112위·당진시청)가 조기 탈락 후 분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권순우는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를 맞아 세트 스코어 1-2(3-6 7-5 4-6)로 패했다.


세계 랭킹 112위의 권순우는 이번 대회 남자 단식 메달권 진입이 예상됐다. 특히 맞대결을 벌인 카시디트 삼레즈가 636위에 머물고 있어 일방적인 경기 양상이 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결과는 권순우의 패배였다.


경기는 권순우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앞서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권순우는 몸이 풀리지 않은 듯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에서도 고전 끝에 간신히 역전에 성공하며 승부를 3세트로 넘겼다.


하지만 3세트에서도 권순우는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급기야 3세트 시작 후 0-5로 끌려가던 권순우는 이후 바짝 힘을 내 4-5까지 추격했으나 결국 최종 스코어 4-6으로 경기를 마쳤다.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패배가 확정된 권순우는 곧바로 자신의 라켓을 코트에 내리치기 시작했고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장면은 TV로 중계되지 않았으나 한 관중이 영상을 찍은 뒤 SNS에 올리면서 파장이 확산됐다.


권순우. ⓒ 뉴시스

권순우의 비매너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승자가 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는 권순우와 악수하기 위해 다가갔으나 상대가 계속해서 분풀이를 하고 있자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었다. 특히 카시디트 삼레즈가 몇 차례 악수를 요청한 것을 권순우가 눈길조차 주지 않으며 관중석에서는 더욱 큰 야유가 들려왔다.


권순우는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었던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8강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권순우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대회 목표는 금메달 획득”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혔다.


하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어깨 부상으로 6개월 공백기를 가졌던 권순우는 지난달 US오픈을 통해 복귀했다. 하지만 경기력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고 복귀 후 6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한 뒤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패배는 언제나 일어나는 일이다. 승패보다 중요한 것은 페어 플레이, 여기에 함께 땀방울을 흘린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더군다나 아시안게임은 한 개인이 아닌, 국가를 대표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출전하는 국가 단위 대형 행사다.


자신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자신보다 세계 랭킹이 한참 뒤처지는 선수에게 패했다며 라켓을 부수고, 악수를 거부하는 행동을 그 누가 옹호해 줄 수 있을까.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권순우의 행동이 지탄받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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