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할만한 잠실돔 건립, LG·두산은 갑자기 날벼락…왜?
입력 2023.09.19 08:32
수정 2023.09.19 08:34
서울시, 2026년부터 2031년까지 공사 들어가는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 발표
공사기간인 6시즌 동안 LG와 두산은 임시 홈구장 구해야 하는 과제
서울시가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야구계가 들썩이고 있다.
북미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밝혔다.
기존 서울 잠실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폐쇄형 구조의 돔구장을 짓겠다는 계획인데, 더 나아가 호텔과 연계해 돔구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돔 건립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1982년 개장한 잠실구장은 지은 지 40년이 넘어 노후화됐다. 현재는 일부 개선이 이뤄졌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서 수십 년 넘게 선수 생활을 하고 돌아온 추신수(SSG)는 낙후된 잠실 원정 락커룸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KBO는 올 시즌 잦은 비로 인해 일정을 꾸리는데 애를 먹고 있는데 고척에 이어 또 다시 돔구장이 들어선다면 시즌을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여름 장마철 기간에도 관중들은 보다 쾌척한 환경에서 야구 관람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기간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돔구장 건립 계획에 따르면 공사 기간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다.
이 경우 기존에 잠실구장을 홈으로 두고 있는 ‘한 지붕 두 가족’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는 6시즌 동안 사용할 임시 홈구장을 구해야 한다.
당초 LG와 두산은 공사 기간 잠실구장 인근에 있는 서울 잠실주경기장을 야구장으로 리모델링해 활용하겠다고 건의했는데 서울시가 안전상의 이유로 난색을 보이며 졸지에 임시 홈구장을 구해야 하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대안으로 한 팀은 키움과 함께 고척스카이돔을 공동 홈구장으로 두거나, 과거 키움이 넥센 시절 홈구장으로 썼던 목동구장을 다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특히 목동구장의 경우 현재 잠실구장보다 시설이 더 낙후됐고, 조명과 소음 문제도 야간 경기를 치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과거 넥센은 야간 경기를 치를 때마다 소음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또 다시 프로야구 야간경기가 열린다면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수원 kt위즈파크, SSG 랜더스필드 등 수도권 구장의 임시 공동 사용안도 거론되고 있는데 서울 팀이 원정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졸지에 셋방살이를 피할 수 없게 된 두 구단은 일단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과연 서울시와 원만한 합의 도출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