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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거 아니냐" 10대女 면접성폭행, 앞선 면접자 충격증언 나왔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3.09.12 13:52 수정 2023.09.12 13:55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가짜 구인글을 올려 10대 재수생을 유인한 뒤 성폭행한 30대 남성이 지난주 검찰에 구속 송치된 가운데, 지난 1월 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사례를 경험했다는 한 피해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X(구 트위터)

X(구 트위터) 사용자 A씨는 지난 1월 21일 "공익을 위해 작성한다"며 "부산 서면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알바 사이트에 올라온 이력서를 보고, 여자들한테 '스터디카페 알바 면접 보러 오라'고 한 뒤 실제로 찾아가면 '내가 운영하는 룸살롱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고 권유한다고 한다. 본인이 지원한 곳이 아닌데 먼저 연락 온다면 조심하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업체명이 드러난 글은 사실 적시로 고소당할 수도 있다고 해서 지웠다"며 "다들 주의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고 당부했다.


해당 글 작성일로부터 8개월이 지난 이달 6일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 구인 글을 보고 면접을 보러 간 10대 재수생이 성폭행당해 극단 선택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졋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지난 8일 "좋지 않은 소식으로 글을 더 올릴 줄 몰랐다"며 "이번 피해 사건이 발생한 곳과 친구가 피해를 입었던 곳이 동일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친구가 겪었던 일과 관련해 모두가 안전하길 바라며 (1월에) 글을 썼었다"며 친구 B씨와의 카카오톡 내용을 캡처해 공개했다.


ⓒX(구 트위터)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A씨가 뉴스 링크를 공유하며 "이거 서면인데 저번에 너 갔던 데 아니냐. 저기도 스터디카페 면접이라고 하고 멀티방이었다고 하더라. 영상에 모자이크 돼있긴 한데 너 갔던 데 위치랑 비슷한 것 같더라"고 말하자, B씨는 영상을 확인한 후 "어떡해. 저기 맞아. 내가 갔던 곳"이라고 답했다.


B씨는 "뉴스에 나온 화면에 멀티방 적힌 거랑 입구도 똑같다. 안에 들어가면 옛날 노래방 문같이 감금할 수 있는 큰 철창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덩치 큰 남자 2명이 나 면접 봤다. 나 너무 무섭다. 그때 손에 1만원 쥐여주면서 입막음하듯이 보내줬었다. 나는 (룸싸롱 일) 할 생각 없다고 스터디카페인 줄 알고 왔는데 아니어서 안 한다고 죄송하다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A씨는 "(당시) 알바 사이트 쪽에 '스터디카페 구인 공고 보고 면접에 가니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자고 권유했다. 업장 계정에 조처할 수 없냐'고 문의했지만 (사이트 측에서) 조치하지 않았다. 이 지경이 된 게 참담하고 어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성폭행 가해자, 성병까지 옮겼다


앞서 지난 4월 30대 남성 C씨는 스터디카페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재수생 D(19)씨를 성폭행했다.


그는 자신을 스터디 카페 관계자라고 속인 뒤 "더 쉽고 더 좋은 일이 있다"며 D씨에게 접근했고, 면접 자리에서 D씨를 돌연 옆 건물의 키스방으로 데려갔다. 해당 업소 안에는 다른 남성 두 명이 있었고, 이들은 곧바로 문을 잠그고선 "이런 식으로 일하는 것이다. 실습해보겠다"며 D씨를 성폭행했다.


D씨는 사건 20여 일 만에 극단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D씨가 가해자로부터 성병을 옮아 극단 선택을 했다는 증언을 했다.


유족들은 "(D씨가) 가해자들한테 그 일을 당하고 난 뒤 몸에 이상을 느껴서 인터넷에 쳐봤다"며 "그랬더니 일종의 성병 종류 같다고 했다. 자기 기억을 떠올려 보니까 그때 세 사람 중 한 명이 헤르페스 2형 특징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입가에 수포가 있고, 주변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 전염이 잘 된다고 (인터넷에) 나와 있으니까 ( D씨가) 가족들하고 있으면서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라며 "가족들한테는 말도 못 하고 그러다가 산부인과 검사를 받고 결과과 나온 날 바로 와서 극단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에서 확인해보니까 구속된 피의자가 헤르페스 2형 성병 감염자가 맞았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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