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빌라서 숨진 여성 옆의 '4세 남아'…출생 기록 없는 '미등록 아동'
입력 2023.09.11 08:53
수정 2023.09.11 08:55
4세 아동, 빌라 숨진 여성 곁 의식 잃은 채 발견
발견 당시 건강 상태 나빴으나 생명에는 지장 없어
아동, 가족관계등록부에 없어…출생신고 누락 의심
시신 부패 이미 상당히 진행…경찰, 부검 결정
네살배기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시 한 빌라 현관문 앞.ⓒ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의 옆에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네 살 남아가 출생신고도 되지 않은 미등록 아동으로 확인됐다.
11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9시55분쯤 전주시 완산구 한 빌라 3층에서 부패된 채 발견된 여성 A씨(41) 시신 곁에 B군(4)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B군은 상당 기간 음식물을 먹지 못해 건강 상태가 악화돼 있었지만 병원 치료를 통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성이 이 아이의 친모로 추정되지만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올라 있지 않아서 출생신고 자체가 누락된 것으로 보고 국과수에 친자 확인 검사도 의뢰했다. B군은 정부가 지난 6월과 7월 출생신고가 안 된 미등록 아동을 찾기 위해 진행한 전수조사에서도 포착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세입자가 며칠째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이들을 발견했다. 현관문이 안에서 잠겨 있어 사다리를 이용해 내부로 진입했다. 집안에는 생활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아이와 반려견을 키우며 생활해 왔는데 최근 수개월 동안 월세가 밀리는 등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닌 A씨는 공과금 등을 체납해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포착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중순 A씨 등의 이름이 포함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대상 명단을 전주시에 넘겼다고 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받은 미등록 아동 13명 명단에 B군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출산 기록이 남지 않는 병원 외 다른 곳에서 아이를 낳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A씨의 시신 부패가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며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다만 현장 상황 등으로 미루어 극단적 선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