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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싱하이밍'…與, '친일몰이' 野에 '친중 편향' 되치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9.05 15:22
수정 2023.09.05 19:03

민주당 의원 5명, 싱 주한대사와 만찬 회동

앞서 이재명 만나 "미국 베팅은 잘못" 발언

으로 논란…野, 방중 이후 친중 행보만 지속

與 "친중 민주당, 친일 프레임 걸 자격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 8일 저녁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한 정부 대응과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의 외부 이전 결정을 두고 현 정권을 '신(新) 친일파'로 규정하며 맹비난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친중(親中) 편향' 행보로 되치기를 당했다.


정율성 역사공원 추진의 명분 중 하나도 '친중 우호 강화'라 민주당의 친중 색채가 더 짙어지고 있는 만큼,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최근 민주당의 친일 프레임 공세가 오히려 친중 행보를 덮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반격을 가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년 의원과 위원회 소속 고용진 홍기원 홍성국 홍익표 의원 등은 지난달 하순 서울 한 식당에서 싱하이밍(邢海明) 대사와 비공식 만찬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만찬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 규제가 해소된 것에 싱 대사가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며, 싱 대사는 지난 6월 방중 당시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한중관계 발전에 노력해줘서 감사하다는 취지의 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는 앞서 지난 6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관저에 초청해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에 베팅하는 건 잘못된 판단"이라며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을 일방적으로 비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여권에서는 그를 '외교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문제는 민주당의 친중 행보로 인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지난 6월 중국을 방문하면서 현재진행형인 티베트의 '인권탄압'을 이미 흘러간 옛 일로 치부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당시 도종환 의원은 방중단장을 맡아 박정 김철민 유동수 김병주 민병덕 신현영 의원 등과 함께 방중했다. 특히 이들은 중국 정부가 티베트 라싸에서 주최한 제5회 티베트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해 티베트 인권 탄압 논란을 희석하고 중국의 체제 선전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당시 도종환 민주당 의원은 티베트의 인권 탄압 실태와 관련한 질문에 "그건 1951년, 1959년에 있었던 일"이라며 "지금은 관광과 문화를 통해서 엑스포를 하는 곳에 초청받아서 간 것이다. 별개의 문제로 봐달라"고 했다.


방중단 중 한 명인 민병덕 의원도 티베트 인권 문제에 관해 "1959년 티베트에서 중국에 대해서 (독립) 무장봉기를 했을 때 자료에 보니까 12만 명이 죽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걸 가지고 얘기를 하시는 것 같다"면서도 "70년 전에 있었던 그 (독립 투쟁) 내용을 부각하면서 계속해서 얘기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중국교류 방중단이 지난 6월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도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티베트 관광문화국제박람회 일정 등에 참석했다. ⓒ뉴시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가 문제시 되는 건, 최근 이들이 국민의힘을 향해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세에 나서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은숙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을 향해 "신 친일파가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일본을 편들기 위해 한국의 역사를 난도질하고 모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같은 날 대통령실을 직접 겨냥해 "맹목적 친일 행보도 모자라 헌법 전문에 수록된 임시정부 법통을 지우려 독립운동가의 흉상을 철거하고, 나라를 일제강점기 시절로 되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최근 친북 반국가 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학살 추모식에 참석해 논란을 일으킨 윤미향 의원은 오히려 우리측 민단 행사에 참석한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을 가리켜 "아주 대표적인 친일파 자손"이라는 인신 공격을 쏟아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또 '내로남불'에 빠졌다고 꼬집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친일이란 프레임을 아직도 활용하면서 본인들은 수 차례 중국에 다녀오고 중국과 친해지겠다는 이유로 정율성 공원까지 짓는다는 것이야 말로 내로남불 아니냐"라며 "친중은 괜찮고 친일은 안 된다는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후쿠시마 이슈가 워낙에 커서 그렇지 민주당의 친중·친러 행보는 한두 건이 아니다. 도대체 왜 야당 대표가 주한중국대사를 직접 찾아가며 또 당 의원들은 왜 만찬을 하는가"라며 "이념에 치우치지 말라는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민주당 입장에선 핵심 지지층을 다지기 위해 친중 색채를 더 선명하게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근 정율성 공원 등도 전부 중국과 연관된 이슈이니 만큼 정치적인 의도가 묻어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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