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시설하우스 난방비 연간 1356만원 절감…자연에너지 활용 성과 톡톡 [新농사직썰-월령가⑫]
입력 2023.08.31 06:30
수정 2023.08.31 08:18
농진청・제주도원, 자연에너지절감 시스템 개발
제주지역 시설하우스 난방비 폭탄 해결
2만원대 난방비 6900원에 해결…절감율 66.3%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308/news_1693372023_1268128_m_1.jpeg)
#. 新농사직썰은 조선시대 편찬한 농서인 ‘농사직설’에 착안한 미래 농업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50회 시리즈로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는 그동안 시즌1에서 다뤘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실제 농가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효과는 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위해 구성됐다. 시즌2 부재는 ‘월령가’로 정했다. 월령가는 ‘달의 순서에 따라 한 해 동안 기후변화나 의식 및 행사 따위를 읆는 노래다. 이번 시리즈가 월령가와 같이 매달 농촌진흥청과 농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현장에서 만나는 ‘新농사직썰-월령가’가 농업인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집자 주>
“요즘 시설하우스 농가들은 유류비 상승으로 난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난방비가 오르는 체감 속도가 남다르다. 이런 농가의 고민을 농촌진흥청과 제주특별지차도농업기술원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빗물, 양식장 용수, 용천수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해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농가에서는 이 기술이 보급되면서 난방비를 무려 66.3% 절감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제주지역 시설하우스는 운영비용의 50%가 유류비다. 그만큼 유류비가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최근 고유가 흐름은 제주지역 시설하우스 농가에게 치명적이다.
지난해 제주지역 시설하우스 농가에서 사용한 유류비를 보면 연간 평균 2046만원이 들었다. 그런데 제주도원이 개발한 자연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도입한 농가는 같은해 연간 평균 690만원으로 난방비가 뚝 떨어졌다. 무려 66.3%가 절감된 셈이다.
강병수 제주도원 감귤원예팀장은 “고유가 시대 과수재배 농가의 유류비 절감을 통한 경영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제주민의 화석연료를 대체할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유류비 절감 기술 개발 보급이 필요했다”며 “영하로 거의 내려가지 않는 제주 특성을 이용한 빗물이용 열축적을 개발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308/news_1693372023_1268128_m_2.jpeg)
▶︎효율적인 자연에너지…난방비・수익・탄소저감 ‘1석3조’
제주도원에서 개발한 자연에너지 활용 시스템은 난방비 절감 뿐 아니라 농가 수익, 탄소저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더구나 유류비 66.3% 절감은 농가들의 귀가 솔깃해질 수 밖에 없는 수치다. 여기에 탄소에너지 감소라는 전지구적 실천에도 자연스럽게 동참하게되니 농가에서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업기술진흥원 협업 배출권거래제 사업등록 현황을 보면 올해 2월 기준 자연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도입한 제주도 내 76농가에서 연간 1만345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자연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확실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인 셈이다.
자연에너지 절감 시스템은 지난 2012년 빗물 이용 시설을 전국에서 최초로 개발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후 2017년에는 농업기술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연구 협력 끝에 양식장 용수를 활용한 방식에도 성공했다.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308/news_1693372023_1268128_m_3.jpeg)
이후 2018~2019년에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용천수 활용법을 공동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같은 꾸준한 연구와 노력으로 시스템 도입 농가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2년 1개 농가였던 절감 시스템은 양식장 용수를 개발했던 2017년을 기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기준으로 시스템 도입 농가는 모두 98개소다. 면적은 20ha, 사업비는 지난 10년간 46억7100만원(누적)이 사용됐다. 사업비 대비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한 수치다.
제주도원은 자연에너지 절감 시스템이 선순환 가치가 높다고 보고 향후 도입 농가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제주전역 600농가에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면적으로는 200ha에 달한다. 이는 도 시설 면적의 3.3%대 해당된다.
더불어 시스템보급농가 감축사업 등록 농가와 온실가스 감축량도 공격적으로 잡았다. 2021년 68농가 9305t이던 감축량을 2030년 500농가 8만2000t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강 팀장은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업에너지 이용 효율화사업으로 행정보급을 진행 중이다. 빗물 이용시설은 연 100개소, 용출수는 1일 576㎡ 배출지역 203개소, 양식장은 400개소 등이다”라며 “향후 제주도 내 망고, 시설감귤 등 고온성작물 위주로 2030년까지 200ha를 보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가 많은 제주…그 특성을 살린 빗물 활용법
제주도는 지형 특성상 비가 많이 온다. 하루에도 변화무쌍한 기후를 보이는 곳이 제주도다. 자연에너지 절감 시스템의 가장 핵심인 빗물 이용은 이렇게 많은 양의 빗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가 관건이었다.
제주도원은 우선 많은 비와 연동형 하우스를 활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뒀다. 빗물 저장시설 100t 내 빗물 온도가 10℃인 경우 100만Kcal이 생성되는 결과를 얻었다. 전기로 환산하면 1162Kwh 수준이다. 여기에 하우스 복사열(495㎡ 기준)은 시설 내 50℃ 유지시 90분 동안 소모되는 수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약 4만Kcal, 전기는 93Kwh가 소요됐다.
이 빗물 시스템은 주간에는 하우스 내부 더운 공기를 히트펌프가 흡수하게 된다. 빗물 이용시설 내 물 온도상승은 15℃이내다. 야간에는 빗물 온도를 히트펌프가 흡수 증폭 후 하우스 내 냉난방 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https://cdnimage.dailian.co.kr/news/202308/news_1693372023_1268128_m_4.jpeg)
실제로 빗물 시스템을 도입한 한 감귤 농가는 매일 난방 효율에 대한 일지를 기록했다. 시스템 도입 1년차 일지를 확인한 결과 빗물 시스템을 가동 후 유류 소모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 농가에서 공개한 도입 1년차 3월 11일 일지에서는 ‘최저기온 영하 8℃에서 빗물 시스템을 가동만으로 난방을 했다’고 명시했다. 유류 소모량이 없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시스템은 스마트폰으로도 실시간 연동돼 유류사용량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애플망고를 재배하는 농가 역시 이 빗물 시스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모든 사용량이 컴퓨터에서 데이터베이스로 저장이 돼 유류가 얼마나 사용되는지, 얼마나 필요한지 예측이 가능해 비축 계획 수립이 수월하다.
강 팀장은 “지난 2015년 파리협정에서 확정한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량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은 미활용에너지의 농업적 활용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자연에너시 활용 시스템은 그동안 농가의 고민이던 시설하우스 난방비 해결과 함께 수익 상승, 탄소저감 등으로 이어져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9월 14일 [新농사직썰-월령가⑬]이 이어집니다.
![](https://cdnimage.dailian.co.kr/reporter/profile_33260_160265483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