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9월 4일에도 출석할 마음 없어 보여…검찰, 플랜B 준비해야" [법조계에 물어보니 222]
입력 2023.08.30 05:08
수정 2023.08.30 06:48
법조계 "이재명, 날짜 실랑이 이유는 백현동·쌍방울 묶어 구속영장 청구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검찰, 조사 너무 늦어지는 것 달갑지 않아…백현동 사건으로만 영장 청구할 지도 검토해야"
"본인은 국회의원으로서 역할과 의무 다하고 있는데…검찰이 방해하고 있다 프레임 만들려는 듯"
"민주당 4일 어렵다면 본회의 없는 9월 11일~15일 가능성…체포동의안 표결, 추석 전 진행될 수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소환조사 날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던 검찰이 오는 9월 4일로 소환 날짜를 통보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이 날짜에도 출석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이 대표는 조사 일정으로 검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이유는 백현동과 쌍방울 수사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백현동 사건으로만 영장 청구를 할 것인지 등을 검토해 '플랜 B'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전날 "이 대표 변호인을 통해 (9월) 4일 출석하라고 유선과 서면으로 재차 요구했다"고 전했다. 검찰이 다음 달 4일 출석을 요구한 것은 앞서 이 대표 측이 다음 달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 주간에 검찰에 출석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검찰은 30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이 대표는 "다음 주 당무 등으로 전혀 시간을 낼 수 없으니 당장 내일(24일) 가겠다"고 맞섰다. 검찰은 일정에 따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이 대표의 요구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9월 4일 출석하라는 검찰의 통보에 대해서는 워크숍 일정 등을 고려해 내부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에도 검찰이 정한 날짜에 출석할 가능성은 작다며 '플랜 B'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이 대표는 검찰이 이야기하는 날짜에 출석할 마음이 없어 보인다"며 "검찰 입장에서는 너무 임박해서 소환하면 '임박 소환'이라고 비판받을 것인 만큼 원칙대로 1주일 정도 전에 소환 통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현동 사건 조사가 마무리된 검찰 입장에서는 조사가 너무 늦어지는 게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며 "이 대표가 조사 일정으로 실랑이하는 이유가 백현동과 쌍방울 수사를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 같다. 검찰은 백현동 사건으로만 영장 청구를 할 것인지 등을 검토해 '플랜 B'를 세울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이 대표가 소환에 불응하는) 표면적 이유는 본회의가 없는 주간에 출석하겠다는 것인데 다분히 의도성이 엿보인다"며 "본인은 국회의원으로서 역할과 의무를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검찰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직무를 방해한다'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입장에서 4일 출석에 응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고 추후 검찰과 샅바싸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민주당 측 일정에 따르면 이 대표가 4일에 출석하는 건 어렵고 본회의가 없는 9월 11일~15일이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그즈음 출석한다면 조사 후 보통 일주일 후 영장 청구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이 추석 전 진행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검찰이 비회기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8월 임시국회 회기를 25일로 앞당겨 종료하는 '국회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단독 제출하고, 이를 통과시키기까지 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으로 보이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한일)는 "수사기관과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라며 "공식 발표 외에 다른 의중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대표가 이미 조사에 응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기싸움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데 부담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