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금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성"
입력 2023.08.26 00:00
수정 2023.08.26 00:31
부산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 북콘서트
"도덕성 타격 털어내는 것 미루고 있다"
"고통받는 국민에게 대안정당 인정받아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금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5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라는 주제로 북콘서트를 열어 "우리나라의 정당 정치가 도입된 이래 우리 정당은 수십 년 동안 이런 믿음을 자산으로 삼고 살아왔다"면서도 "국정 경험이 얇지만 그래도 저쪽보다는 깨끗하다는 그 믿음이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대규모 가상화폐 보유와 투자 의혹 등 당이 직면한 '도덕성 타격'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우리 당내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의사결정이 전당대회일텐데 거기에 봉투가 왔다갔다 했다. 여기서 정치적 도덕성이 심대하게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개탄했다. 또 "어떤 국회의원이 국회 회의 중 수억원의 투자를 하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이제 상처를 주는 것"이라며 "그걸 빨리 털어내고, 아프지만 우리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처럼 빨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자꾸 안하고 미루고 있다"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정부·여당의 실패로 고통받는 국민으로부터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도 피력했다. 내년 총선 역할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여기에는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가겠다"라고 답했다.
총선 전망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 우리 국가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그에 따라 국민 삶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에는 "출범할 때 가죽을 벗기는 혁신을 하겠다고 했는데 제안된 내용을 보면 그것에 어울리는 결과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제안 내용에 대한 평가와 수용 여부는 민주당과 동지들이 지혜롭게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에 대해서는 "이제라도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다단계 정책을 준비했으면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는 과학의 이름으로 안전하다고 얘기하는데 과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과학계에서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전과 안심에는 거리가 있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정부는 당장 피해가 가시화하는 수산 분야와 수산물 가공·유통업계가 겪는 피해를 충분히 보상하는 지원책을 빨리 내놔야 한다"며 "단계마다 안전장치를 늘려 검증을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우리가 직접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등 모든 노력으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대한민국 생존 전략과 관련해선 '돌고래 외교론'을 내놓았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큰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면 웬만한 물고기를 다 잡아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한미동맹을 중심에 놓되 돌고래 같은 민첩하고도 매력적인 외교를 해야 생존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