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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서이초 교사 유족 측 "현직 경찰인 가해 학생 학부모, 고인에게 '우리 애 평판 뭐가 되나' 압박"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3.08.24 16:55
수정 2023.08.25 09:02

숨진 교사, '연필 사건' 당일 가해 학생 어머니인 현직 경찰관과 통화

유족 측 "가해 학생 학부모, 고인에 간접적으로 경찰 신분 밝혀"

"동료 교사도 가해 학생 어머니가 고인에게 심하게 화 냈다고 진술"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조문하는 모습.ⓒ뉴시스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에게 이른바 '연필 사건' 관련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현직 경찰관과 검찰 수사관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족 측은 가해자 부모가 고인에게 무리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하는 등 압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유가족 측 법률대리인 문유진 변호사는 "(연필 사건의) 가해 학생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자신이 간접적으로 경찰임을 밝히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17일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 A씨가 숨지기 직전에 연락을 주고받은 이른바 '연필 사건'의 가해 학생 어머니와 아버지가 각각 경찰청 소속 현직 경찰관(경위)과 검찰 수사관이라는 것이다.


'연필 사건'은 지난달 12일 A씨가 담임을 맡은 반에서 한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에 상처를 낸 사건이다. 엿새 뒤 A씨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이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 측에 따르면 가해 학생의 어머니인 A씨는 사건 당일 고인과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했고 오후 9시께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튿날 13일에는 수업 중인 교사에게 하이톡으로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낸 내역을 확인했다는 게 유족 측의 설명이다.


문 변호사는 "선생님(고인)은 어머니가 경찰인 것을 안 상태에서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들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우리 애 평판이 뭐가 되느냐'고 들으면 압박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단도 지난 4일 조사 결과 발표에서 A씨의 동료 교사가 "연필 사건 발생 당일 학부모가 고인에게 여러 번 휴대폰으로 전화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아울러 유족 측은 경찰 수사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화내역 등을 살펴봤는데,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직접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사망 동기, 과정과 관련해 범죄 혐의가 포착되는 부분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문 변호사는 "고인의 휴대전화 수발신 목록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아직 수사 중이어서 줄 수 없다고 한 게 경찰"이라며 "그런데 (학부모의) 혐의가 없다는 발표는 왜 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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