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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들’ 안에서 성장한, 배우 이재혁 [D:히든캐스트(13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3.08.13 09:21 수정 2023.08.13 09:21

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습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합니다. 국내에선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2013년 처음 무대에 올려진 후 누적 관객 수 55만명을 돌파한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 ‘그날들’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모든 스태프, 배우 등 구성원들에게 의미가 큰 10주년이지만, 배우 이재혁에겐 더없이 소중하다. 2019년 데뷔작이면서 이번 시즌까지 무려 세 차례에 걸쳐 ‘그날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이재혁은 데뷔 이후 지금까지 ‘그날들’ 안에서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프로 무대의 경험을 쌓게 해준 이 작품에서 이제는 배우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세 번째 시즌 참여에도 안주하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건, 익숙함에 속지 않으려는 그의 마음가짐 때문이다.


-뮤지컬 데뷔작인 ‘그날들’과 무려 세 번째 인연을 맺게 됐어요. 더구나 올해는 ‘그날들’의 10주년이기도 하고요.


감사하게도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창작 뮤지컬에 무려 세 번이나 참여하게 되어 너무나도 영광입니다. 세 번째이니만큼 익숙함에 속지 않고 처음인 것처럼 임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의 데뷔작이라서 아주 의미가 있는 작품인데, 그 뮤지컬이 10주년을 맞아서 너무 기쁩니다. 또 그 10주년을 함께 하게 되었다는 것이 정말 큰 의미가 있고요.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사랑받는 ‘그날들’의 매력이 무엇일까요?


매력이 아주 많죠. 우선 모두가 사랑하는 뮤지션 고(故) 김광석님의 노래들로 뮤지컬이 만들어진 점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 밖에 멋진 연출과 편곡과 안무 등이 있고요, 또 크게 한몫하는 것이 바로 ‘넘사벽 갓상블’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조연분들도 물론 훌륭하고 멋지지만, 한 발 뒤에서 주조연 배우들과 합을 맞추며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저희 앙상블때문에 작품이 더 빛나고 판타지틱해지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작품적인 면에서 이전 시즌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시즌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단순하게 본다면 중간중간 크고 작게 씬들이 추가된 점이고요. 좀 더 의미 있게 변한 것은 모든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습니다. 10주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부담도 있겠지만 그 타이틀에 걸맞게 멋진 시즌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가 이전 시즌들과는 좀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스스로의 변화도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아주 확실하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흥분하면 안 된다.’ 제가 무대 위에만 서면 흥분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흥분을 하게 되어 되려 몸이 굳어지면서 무거워지고 보는 사람들도 불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몸도 그렇고 마음에도 좀 더 릴랙스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물론 지금도 그 습성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처음보다는 아주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극중 청와대 경호원 역할을 맡고 계시죠. 어떤 캐릭터인가요?


말 그대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경호관입니다. 일반 직장이 아닌 만큼 일단 서 있는 자세부터가 달라야 하기 때문에 거울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경호관처럼 보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사소한 몸짓과 걸음걸이 등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런 부분에서 일반 사람과 경호관이 구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군무가 매력적인 작품인 만큼, 앙상블 배우들과의 호흡이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요.


분명한 건 이번 시즌 앙상블이 호흡이 가장 좋습니다. 10주년이라 그런 걸까요? 하하. 기억에 남는 일화도 있는데, 작품의 ‘변해가네’ 씬 중 남녀가 서로 맞붙는 훈련을 하는 진지한 씬이 있어요. 그 씬을 하던 중 제 여자 파트너와 호흡이 맞지 않아서 제 볼에 립스틱 자국이 남은 아주 재밌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웃음).


-배우장을 맡고 있다고요. 그래서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클 것도 같은데요.


맞습니다. 무대에서나 평소 생활에서나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에 조금의 부담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이유 때문에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되고 책임감을 갖게 되면서 스스로도 더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 참여하고, 무대에 오르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몸을 격하게 쓰는 뮤지컬이다 보니 건강 문제, 컨디션 문제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앙상블들에게 가장 큰 고난이었습니다. 크고 작게 다친 배우도 있고요.


-‘그날들’에서 가장 애정하는 넘버(혹은 장면)는?


‘변해가네’입니다. 가장 연습을 많이 했고 가장 심혈을 기울였고 저희 앙상블이 가장 멋지게 빛나는 넘버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힘든 씬이기도 합니다. 하하.


-다음 시즌, ‘그날들’에 함께 하게 된다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으실까요?


상구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상구는 아주 개구쟁이인 캐릭터인데요, 제가 평소에도 장난치고 농담하는 걸 좋아해서 무대에서 저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훗날 ‘그날들’은 이재혁 배우에게 있어서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요?


제 인생의 첫 뮤지컬이자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뮤지컬.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우연히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고서 마음의 요동이 쳐서 ‘내가 저기에 서야겠다’라고 결심을 했었던 게 계기였습니다.


-슬럼프는 없었나요?


슬럼프는 작품을 하고 있지 않을 때 항상 슬럼프인 것 같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해야 하는 일을 못 하고 있을 때 안 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자존감도 떨어집니다. 이런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은 연습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재혁 배우의 방향성도 궁금합니다.


계속 노력할 것이고, 나 혼자만 생각하지 않고, 같이 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에 더 중점을 둘 것입니다. 그리고 무대를 내려와서는 웃음이 가득하게 농담도 하고 즐겁게 지내고 싶습니다.


-이재혁 배우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란?


제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부족함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배우입니다.


-꼭 출연하고 싶은 작품,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이유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인우 역입니다. 제가 첫눈에 반한 뮤지컬이고 그 안에서의 인우는 뭔가 심오하면서도 안타까운 그런 면 때문인지 자꾸만 마음이 가는 캐릭터거든요.


-뮤지컬 배우 외에 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게 있나요?


부업으로 네온사인 주문 제작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상호는 ’네온블리‘이고요. 가족 중에 한 분이 먼저 이 사업을 하고 있었고 좋은 기회에 추천을 받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주문을 받아서 제작하고 배송을 하는 시스템이라 직접적으로 고객을 맞이하는 일이 아니라서 배우 활동을 하면서도 병행이 가능한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물론 혼자 하기에는 벅차서 와이프와 사이좋게 오순도순 하고 있어요(웃음).


-마지막으로, 이재혁 배우의 최종 목표를 들려주세요.


제 최종 목표는 ‘이재혁’하면 “아~ 그 배우 사람도 좋은데 실력도 좋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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