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떠난 尹, '도서 목록' 공개 안한 이유는
입력 2023.08.03 01:00
수정 2023.08.03 01:00
2일부터 8일까지 7일 동안 여름휴가 돌입
대통령실 "尹, 평소에 다양한 분야 책 섭렵
이미지 정치, 보여주기식 정치 안하겠단 것
과학기술·경제·역사 분야 책 많이 읽는 중"
윤석열 대통령이 2일부터 8일까지 7일 동안의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역대 대통령 휴가 때마다 의례적으로 공개됐던 '휴가 도서 목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하는 만큼, 휴가철 '보여주기식 독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는 평소에 다양한 분야의 많은 책을 읽으며 국정운영에 필요한 공부를 많이 하신다"며 "휴가라고 해서 굳이 '도서 목록'을 공개하는 것은 너무 식상한 '보여주기식 정치'로 보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대통령께서는 과학기술·경제·역사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계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미지 정치, 쇼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스타일이 휴가철에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휴가 도서 목록'은 늘 큰 관심 거리다. 대통령의 향후 정국 구상 방향과 사회적 메시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도서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미국 백악관은 전통적으로 해마다 대통령의 휴가 도서 목록을 발표하기도 한다.
역대 대통령의 휴가 도서 목록에는 사회와 경제 분야의 책이 많았다.
소문난 독서광인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휴가 때 '지식자본주의 혁명', '미래와의 대화', '비전 2010 한국경제' 등을 읽었다.
다독가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등을 읽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넛지', '정의란 무엇인가' 등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등을 휴가철 도서로 선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소년이 온다', '국수'(國手),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명견만리' 등을 휴가 도서 목록으로 공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첫날인 2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협약식'과 부안군 새만금 부지에서 개최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동안 청해대(靑海臺)라 불리는 대통령 별장이 있는 경남 거제 저도 등에 머물려 재충전과 하반기 정국 구상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휴가지만, 주요 현안을 챙기는 것은 물론 지역 중요 행사 참석 등 공식 일정을 일부 소화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휴가 기간 중 공식일정을 수행하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 안전과 보호 문제, 나라가 성장해야 하는 국정 과제에 있어 국정과 휴가가 분명한 경계가 없는 상태"라며 "대통령께서 이번 휴가를 통해 정국 구상도 하면서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나 국민들께서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여러 방향의 고민과 고심을 하실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