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곽상도 증거 상당수 확보한 듯…이르면 이번주 소환 가능성" [법조계에 물어보니 197]
입력 2023.08.01 05:13
수정 2023.08.01 06:50
검찰, 곽상도 아들 최근 피의자 신분 소환…경제공동체 입증 및 1심 무죄 뒤집기 주력
법조계 "혐의 입증 위해 곽상도가 대장동 사업계획 인지했다는 내용 담긴 직접적인 진술 필요"
"사실상 법리 싸움에 돌입한 만큼 곽상도 소환, 자칫 수사권 남용으로 비춰질 우려"
"檢 항소심 공판 준비에 더욱 주력해 곽상도 유죄 받도록 해야…곽병채 기소해 부자 공모관계 입증해야"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를 뇌물수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며 경제공동체 입증 및 1심 무죄 뒤집기 보강수사에 주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곽 전 의원의 혐의와 관련된 필요 증거도 상당수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이번 주에 검찰의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실상 법리 싸움에 돌입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곽 전 의원의 소환이 자칫 수사권 남용으로 비춰질 우려도 있는 만큼 검찰이 항소심 공판 준비에 더욱 주력해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곽 전 의원의 아들 곽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2월 1심 법원이 곽 전 의원의 뇌물 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지 5개월 만으로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에서 거액의 퇴직금을 받은 경위와 이 과정에 곽 전 의원이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1심 판결 이후 '무죄 뒤집기'를 위해 곽씨를 뇌물 혐의 공범으로 입건하는 한편 호반건설, 산업은행, 하나금융지주 등을 줄줄이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해 '하나은행 이탈 위기'의 경위를 보강했다. 또한 이들 부자가 경제공동체였다는 점을 입증하고자 화천대유 법인 차량의 리스 내용 등을 확인해 곽씨가 추가로 얻은 이익이 있는지 확인했다.
채희상 변호사(법무법인 진실)는 "곽 전 의원이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된 필요 증거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나 늦어도 다음 주 전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채 변호사는 특히 "정황상 곽씨에게 주어진 수십억원의 퇴직금이 뇌물로 보여지기는 하지만 1심에서 증거 능력 부족 등으로 무죄가 나온 만큼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전문 진술이 아닌 대장동 사업계획을 곽 전 의원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내용 등이 담긴 직접적인 진술이 필요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조상규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혐의에 대한 관련 수사는 이미 대부분 끝난 상황으로 보여지며 사실상 법리 싸움에 돌입했다고 판단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곽 전 의원을 소환한다면 자칫 수사권 남용으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며 "또한 매번 피의자를 불러 조사한다면 재판을 하는 양쪽이 동등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법률상 '무기대등의 원칙'에도 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굳이 지금 소환하기 보다는 곽 전 의원의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 수사와 함께 이후 공판에서 어떻게 법리를 다툴지 신경 써야 할 시점이다"며 "확실한 항소심 공판 준비를 통해 곽 전 의원이 유죄를 받도록 하는 게 검찰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도 "과거 검찰이 곽 전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몇 차례나 실시했지만 조사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굳이 소환조사를 할지 의문이다. 오히려 검찰 입장에서는 곽 전 의원에게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며 "1심에서 곽 전 의원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기에 2심 재판과 별도로 아들 곽씨를 기소해서 부자의 공모관계 등을 입증하고 곽 전 의원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곽 전 의원이 실제로 하나은행에 영향력을 발휘한 것인지, 곽 전 의원의 아들은 이러한 범죄 사실을 모두 인식하고 행동한 것인지 등에 대해 검찰에서 분명한 입증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