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신고해 문 닫게 만든 엄마, 해명까지 거짓말"
입력 2023.07.27 04:47
수정 2023.07.27 04:47
보호자 동반 없이 혼자 진료 받으러 온 9세 환아를 되돌려보냈다는 이유로 민원을 제기해 결국 소아과 문을 닫게 사건과 관련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가 해당 보호자를 아동학대방임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소통도 제대로 안 되는 9세 아이를 혼자 소아청소년과에 보내고 보건소 신고에 이어 맘 카페에 거짓말까지 한 사람을 의사회 차원에서 아동학대 방임으로 형사 고발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 22일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폐업 안내문을 공유한 바 있다. 이 안내문에는 "최근 9세 초진인 환아가 보호자 연락과 대동 없이 내원해 보호자 대동 안내를 했더니 보건소에 진료 거부로 민원을 넣었다"며 "보호자의 악의에 찬 민원에 그간 어려운 상황에도 소아청소년 진료에 열심을 다한 것에 회의가 심하게 느껴져서 더는 소아에 대한 진료를 지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한 지역 맘카페에 환아 보호자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아이가 학교에서 열난다고 연락이 와서 병원 예약 애플리케이션으로 예약하고 아이를 보냈다"며 "그런데 만 14세 이하는 보호자 없이 진료 볼 수 없다는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열이 많이 나서 힘들어 하는데도 단칼에 5분 이내로 오실 수 있냐고 해서 근무중이라 바로 못 간다고 했다. 차라리 뒤로 순서를 옮겨주실 수 없냐 했더니 이미 접수 마감이라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는 그냥 집으로 돌아왔고, 퇴근 시간 맞춰 다른 의원으로 갔다"며 "병원가서 열을 쟀더니 열이 39.3도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어디다 민원 넣고 싶다"며 "정말 법적으로 보호자 없이 진료를 볼 수 없나. 다른 병원 다니는 지인 아이들은 혼자 다닌다더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해당 병원 원장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환아 보호자가 작성한 맘카페 글에 대해 "저 글은 보호자 마음대로 작성한 글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A씨는 "1년 전 내원했던 환아고, 아이만 왔는데 잘 이야기도 못 해 접수 직원이 보호자에게 전화해 '보호자가 내원해서 진료 보는 게 좋겠다. 원장님 방침이 14세 미만은 응급상황인 경우 말고는 보호자가 있을 때 진료한다. 30분 정도 시간 드릴 테니 보호자 오면 바로 진료 볼 수 있게 하겠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진료 보고 오늘 온 환아면 보호자와 통화하고 융통성 있게 (진료를) 해줄 수도 있지만, 한동안 저한테 진료받지 않고 내원한 3~4학년생인데 어찌 아이 말만 듣고 진료할 수가 있겠느냐"며 "혹시 진료 당시와 집에 가서 증상이 바뀌면, 또 말을 바꿔 책임을 물어올 게 뻔하다. 최선은 보호자가 빨리 와주는 건데, 자신의 의무와 최선을 선택하지 않고 남 탓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건소 직원도 의료법상 14세 미만을 보호자 없이 진료 봐주지 말라는 명시 조항이 없어 자기들은 의료법 기준으로 행정지도 관리할 수밖에 없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며 "이젠 더는 소아진료를 하면 안 되겠구나 싶더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환아 보호자는 맘카페에 올렸던 글을 삭제하고 보건소에 제기한 민원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 회장은 "거짓말한 애 엄마가 맘카페 글을 지우고 보건소 민원도 취하했다고 한다"며 "아동학대방임죄에 무고죄, 업무방해죄까지 추가 고발할 예정이다. 증거인멸까지 했으니 구속사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