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與 윤리위, '폭우 골프' 논란 홍준표 징계 개시 여부 직권상정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07.19 04:00
수정 2023.07.19 04:00

윤리위와 별개로 당 차원 진상조사도

김기현 "수해 때 부적절한 언행 주의하라"

홍준표 "을인데 참아야"…수용 방침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홍 시장은 전국적으로 폭우가 내렸던 지난 15일 골프를 치는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8일 오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는 공지를 통해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수해 시 골프 논란 관련 징계절차 개시 여부의 건'을 직권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오는 20일 오후로 잡았다. 당 지도부가 홍 시장에 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의 신속한 조치다.


국민의힘 윤리강령 시행규칙 22조 2항에는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 기타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자연재해나 대형 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 경위를 막론하고 오락성 행사나 유흥,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비록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라도 집중호우에 따른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골프를 친 행동이 윤리규정에 위반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윤리위와 별개로 당 지도부도 이날 홍 시장의 '폭우 골프'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 피해 소식에 국민 모두가 무거운 마음"이라며 "당 소속 의원들은 물론이고 각 당협위원장, 지자체장, 정부 관계자 또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홍 시장 관련 논란이 당의 악재로 비화되기 전 사전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앞서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를 따져 물으며 김 대표를 흔들었던 홍 시장에 대한 정치적 경고가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다. 물론 김 대표는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며 홍 시장 징계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홍 시장은 "공직자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상 2단계 발령 시 단체장은 관례상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상관없다. 비상 3단계 때 비로소 단체장이 업무 총괄을 하는데 당시는 비상 2단계였다"며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골프를 이용해서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도 국민 정서법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로 대처하고 있다"며 자신을 향한 비판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다만 윤리위 직권상정 결정 이후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홍 시장은 "내가 을이니 윤리위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며 "참을 때는 참아야지 성격대로 해선 안 된다"며 당 방침에 따르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