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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뷰(86)] 아리아리 최유진 "정선아리랑 알리려 틱톡 시작"…제2의 전성기 시작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3.07.17 07:24
수정 2023.07.17 13:25

'비드콘 2023' 한국 대표로 참가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 정선아리랑 최연소 이수자인 최유진은 틱톡에서 아리아리라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국내외에 정선아리랑을 비롯하여 정선 지역을 널리 알리고 있다. 틱톡에서만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문화인 정선아리랑을 가장 유행의 앞자리에서 알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처음에 틱톡을 하게 된 계기는 정선국립아리랑예술단 소속 지인의 제안이었어요. 가야금 치는 친구가 틱톡을 먼저 시작했는데 저에게도 권유 하더라고요. 사실 처음엔 관심이 없었어요. 영상도 누가 봐줘야 재미있는 건데 제 영상을 누가 볼까 싶었거든요. 그래도 아무거라도 올려보라 그래서 예전에 tvN '이식당'에 출연했을 때 정선아리랑 부른 모습을 편집해서 올렸는데 조회 수가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해보기로 했죠."


젊은 연령층만 틱톡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자신의 콘텐츠를 통해 중년의 이용자들도 많다는 걸 깨달았다.


"처음에는 조회 수가 많이 나오진 않았어요. 정선아리랑 부르는 것만 올리니 재미가 없었나 봐요. 그 와중에 60대 분들이 댓글 써주시면서, 그 분들 중심으로 팬들이 생기고 단단해졌어요. 이후에 콘텐츠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소통을 시작했어요."


최유진은 정선아리랑을 힙합처럼 부르기도 하고, 랩 비트와 접목시키는 듯 재미있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받을지 몰랐어요. 저는 단지 정선 아리랑을 한 사람에게라도 알리고 싶었을 뿐이었거든요. TV 매체는 누가 찾아줘야 되잖아요. 가만히 기다리고 있다가 하라는 거 해야 하는데 숏폼 플랫폼은 누가 찾아주지 않아도 내가 찍고 싶은 영상 올리면 되니까 좋아요. 양식도 전혀 없고 표현하고 싶은 걸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더라고요. 곱게 한복 입고 정선 아리랑을 부르면 누가 볼까란 생각을 해왔어요. 제 시도가 신박한 지 매체에서도 역으로 연락이 오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친근하게,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해요. 장기하 씨의 '부럽지가 않아'를 정선 사투리로 패러디했더니 재밌다고 반응 해주더라고요. 지금은 제가 저를 알려야 하는 시대잖아요. 가만히 있는다고 최연소 정선 아리랑 이수자라고, 노래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찾아주지 않으면 소용 없잖아요.


최유진은 정선아리랑 뿐 아니라 재치 있는 입담으로도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말을 재미있게 한다는 것도 틱톡을 하면서 알게 됐다. 자신은 그냥 평소 말투를 그대로 사용했을 뿐인데 영상을 본 구독자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꺼이 즐겁게 입담을 뽐내고 있다.


"라이브 방송을 처음에 놀러 온 친구 세명과 함께 했는데 고향이 전 강원도, 한 명은 충청도, 한 명은 전라도라 사투리를 쓰는데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하더라고요. 그리고 강원도 사투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그래서 '아 내가 강원도 사투리도 제대로 알려줘야겠다' 싶어서 그것도 콘텐츠로 만들었죠. 그 영상도 조회 수가 엄청 나왔어요. 사실 저는 제가 말을 재미있게 하는지도 몰랐어요. 제가 말하는 걸 보고 사람들이 처음에 개그우먼 아니냐고 했을 때 충격을 받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재미있으면 계속 볼 테고, 많이 봐주시면 노출될 기회도 더 늘어날 테니 오히려 좋았어요. '아프지만 보면서 웃는다'란 댓글을 보고 감동스럽기도 하더라고요. 열심히 영상을 찍어 올려야겠단 다짐을 하게 만들어요."


정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틱톡을 활용하고 있다는 최유진은 팔로워들에게 정선의 경관을 보여줬는데 '필터 쓴 것 아니냐'라고 오해를 받기도 했다고 웃었다.


"저는 정말 정선 홍보대사예요.(웃음) 내가 아는 정선을 많은 사람들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정선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너무 멋있는 지역이에요. 집 앞에 나가도 콘텐츠가 될 정도로요. 다들 놀러 오면 공기부터 다르다고 해요. 대학교 다닐 때부터 친구들 데리고 정선에 가기로 유명했어요. 하하. 힐링, 액티비티, 맛집 등 원하는 대로 코스별로 정리해 주죠. 아직도 보여줘야 할 곳들이 더 많아요. 진짜 아름다운 곳이거든요."


최유진은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크리에이터 축제 '비드콘 2023'에 한국 크리에이터 대표로 참가했다. 틱톡 및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를 비롯하여 전 세계 유명 인플루언서, 미디어 기업, MCN, 팬들까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로서 세계적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행사 샌디에이고 코믹콘(SDCC)과 북미 최대의 음악 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와 더불어 매년 관람객이 증가하며 주목받는 행사다. 최유진은 커리어 성장과 확장 및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경험하고 현지에서 타국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영상 등 관련 콘텐츠를 게시했다.


"처음에는 틱톡 코리아에서 일단 인터뷰를 진행하겠다고 연락 주셨어요. 못 갈 수도 있다고 일단 인터뷰만 하는 거라고 했지만, 쟁쟁한 틱톡커들도 많은데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감사했죠. 최종적으로 가게 돼, 정선에선 난리가 났었어요. 하하. 가서는 정말 엄청난 경험을 했어요. 사실 스케줄이 많이 힘들었는데 해외 크리에이터들과 교류하고, 정선 아리랑을 알렸다는 것에 뿌듯해요."


'비드콘 2023'에 다녀오면서 많은 영감과 자극을 느끼고 왔다면서 열정을 불태우는 그다.



"다녀와서는 영어를 공부해야겠단 마음이 생겼어요. 저는 한국에서만 정선 아리랑을 알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이 엄청나게 크니, 영어 공부를 해서 그 사람들에게도 한국과 정선 아리랑을 알려주고 싶더라고요. 크리에이터들만 모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곳에 한복을 입고 갔는데 다들 반응이 크게 없더라고요. 그런데 노래를 하니 사람들 표정이 달라지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어요. 제 목소리가 악기가 돼 그 자리에서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강점이구나를 실감한 순간이기도 했죠."


최유진은 소리꾼으로서 향후의 꿈은 정선아리랑 전수 조교 시험을 통과한 후 예능 보유자(전수 조교자보다 한 단계 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여정은 2제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틱톡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 똑같은 걸 하니까 사실 지치고 재미 없을 때도 많아요. 틱톡을 하며 제2의 전성기가 온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정선 아리랑과 정선을 알릴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즐거워요. 예전에도 동네에서 정선 아리랑 부르는 사람 정도로 인식됐었는데 지금은 '유명한 틱톡커야'라면서 어린 친구들도 알아봐 주더라고요. 하하."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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