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 밀쳐 쓰러뜨린 100kg 장애男, 가해자 가족은 '장난'만 주장"
입력 2023.07.12 17:05
수정 2023.07.12 17:07
자신이 돌보던 지적장애 2급 남성에게 밀쳐져 뇌를 크게 다쳤다는 장애인 활동 보조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부상을 당한 피해자의 아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모친의 사고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A씨에 따르면 모친은 지적장애 2급을 가진 남성의 보조인으로 2년 동안 일했다. 이 남성은 신장 180㎝에 체중 100㎏으로 아주 건장한 체격이다.
사건은 지난달 13일 오후 5시 30분쯤 대구의 한 대형 마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남성에게 '집으로 가자'고 말하면서 5~6m 뒤에서 뒤따라갔다.
이때 남성은 가던 길을 멈추고 갑자기 돌아보더니 마주 보고 있는 피해자를 향해 돌진해 두 손으로 거침없이 밀어버렸다. 무방비 상태였던 피해자는 그대로 쓰러지면서 멀리 날아갔고, 바닥에 머리를 크게 부딪혀 기절했다. 남성은 쓰러진 피해자를 보고도 뒷걸음질로 달아났고 결국 마트 측 보안요원에게 잡혔다고 한다.
A씨는 "119에서 어머니가 뇌를 크게 다친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갔다"며 "외상성 두개내출혈, 후두 골절, 뇌진탕 등 전치 8주 진단받았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후유증으로는 냄새를 전혀 못 맡으시고 발음도 어눌해지셨다. 10분 전 이야기하던 것도 잊어버리고 되묻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가해자 측은 "내 자식은 장애를 갖고 있다. 장난으로 그랬을 거다. 절대 고의성 없었을 텐데 이해해달라"며 합의서 작성을 요청했다고.
A씨는 "장애를 앓고 있단 이유로 사람을 해쳐도 되나요? 장난이었다고 이해를 바라는 게 과연 맞는 걸까요?"라며 "범죄를 저질렀다는 걸 인지하고 어머니가 쓰러진 모습을 끝까지 쳐다보면서 도망간 점은 지적장애 2급 장애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 일반인이 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