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먹을지언정 오염수 못 먹어"?…민주당, 장외집회서 지지층 충동·자극
입력 2023.07.02 00:00
수정 2023.07.02 00:00
'후쿠시마 투기 규탄' 범국민대회
17개 민주당 시·도당 '총동원령'
'선동되지 않는 모습'에 초조했나
이재명 "우리 사회 무기력증 확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여부에 대해 "대통령이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대결을 조장해서 불안하게 만든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현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1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전국 17개 시·도당에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최대한 많은 인원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민주당은 이날 장외집회에 10만 명가량의 전국 당원과 국민들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민주당 시·도당위원장들이 자기소개를 하던 중 경기도당위원장인 임종성 의원은 무대 위에서 "나는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는 발언까지 꺼내드는 등 몰려든 지지층을 자극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참여자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전 국민이 반대한다' '괴담몰이 중단하고 해양투기 저지하라' '온 국민이 함께해서 국민안전 지켜내자' 등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최고위원들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너나 마셔' '니들이 물맛을 알아' '핵오염수, 일본으로 가져가라' '국민의힘 의원들 심판하자' 등으로 정부·여당을 정조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가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권력자들에게 맡긴다고 그들이 우리를 위해 복무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가 함께 손잡고 나서서 실천하고 행동해야 국민을 위한 나라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을 향해서는 "대통령이 전 정부를 반국가단체라고 비난하면 전 정부를 지지했던 국민들은 반국가단체 구성원이라도 된다는 말이냐"며 "국민을 대결과 분열로 몰아넣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듬직하게 나라를 지켜내고 국민들에게 아버지처럼 든든하게 느껴지고,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느껴지는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무기력증이 점점 더 확산하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일어설 때가 됐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도,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도, 침탈당하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도 결국 우리 국민들이 함께 나서서 해야할 일"이라며 "함께 싸워달라. 민주당이 앞장서겠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결사반대한다"고 외쳤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본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 결의안을 야권 단독으로 처리한 것을 언급하며 "여당도 결의안에 힘을 모아서 합의 처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청문회를 반드시 열도록 여당과 계속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국민 85%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반대한다. 80%는 안전성을 걱정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한다'는 사람 중에서도 절반, 국민의힘 지지자 과반 이상이 걱정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의원들이 괴담이라고 얘기하고 민주당의 정당하고 도덕적인 주장을 선동이라고 얘기한다"며 "국민 85%를 괴담 선동에 놀아나는 한심한 수준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맞느냐"고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정청래 최고위원이 발언하는 도중에 잠시 정전이 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사회자인 박성준 의원은"콘솔에 연결된 신호선이 모두 뽑혀져 있었고, 전원 스위치가 모두 내려져있는 상태가 확인됐다고 한다. 차량 블랙박스 확인 결과,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남성이 콘솔 전원을 뽑는 듯한 영상이 확인됐는데, 서울 남대문경찰서 지능팀이 확인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