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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원 이상 투입되는데…오세훈 시장도 사용 안 하는 '메타버스 서울', 지속될까?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입력 2023.06.28 05:20
수정 2023.06.28 16:45

'메타버스 서울' 앱 설치수 지난 1월 출시 이후 2만857건 불과…저조한 이용률, 예산낭비 지적

이소라 시의원 "앱 통한 120 상담 건수 하루 2건…투입될 예산 비해 효과 미비, 지속할 필요 있나?"

윤영희 시의원 "이용률 낮지만 서울 행정서비스 선진화되는 성장통…도입 초기, 평가 아직 이르다"

시 "예산, 사업 우선 순위와 수요 고려해 편성절차 따라 순차적 투입…5월 이후 일일 방문자수 증가세"

'메타버스 서울' 앱 서울시청 캡쳐 화면. 아바타로 서울시청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다. ⓒ메타버스 서울

오는 2026년까지 4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인 '메타버스 서울' 사업이 하루 400명대 이용자와 2건의 상담 등 저조한 이용률을 보이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버스 서울은 서울시가 4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난 1월 출시한 가상현실 공공행정 플랫폼을 말한다.


27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라 시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메타버스 서울'의 앱 설치수는 출시 시점인 지난 1월16일부터 6월9일까지 2만857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서울은 지난 1월 16일 1단계로 ▲경제 ▲교육 ▲세무 ▲행정 등 분야별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타버스 서울에선 시민들이 각종 행정·민원 서비스를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받을 수 있고, 가상 시장실에서 오 시장에게 의견도 제안할 수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 서울을 통한 민원서류 발급은 하루 1.24건(180건), 시장실 의견 제안은 0.22건(33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120 상담은 하루 2.39건(346건)으로, 하루 1만372건에 달하는 120 다산콜센터의 전화상담 건수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이용률을 보이고 있고, 메타버스 서울 일일 방문자수도 425명에 그치고 있다. 오세훈 시장조차 지난 15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9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최근 메타버스 서울을 사용해본 적 없다고 답변했다.


'메타버스 서울'에서 민원상담, 서울광장에서 독서하기, 미니게임 등의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메타버스 서울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라 서울시의원은 "2026년까지 400억 이상이 투입될 예정인데, 앱을 통한 120 상담 건수는 하루 2건에 그치는 등 투입될 예산에 비해 효과가 너무 미비하다"며 "더군다나 편리한 방법으로 행정 서비스를 구현해준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메타버스 서울의 경우 앱을 별도로 설치해 데이터를 사용해야 하고, 민원 창구로 이동할 때 다시 데이터를 다운받아야 하는 등 시민들의 욕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 메타버스 서울 사업을 계속 지속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영희 서울시의원은 "초기 메타버스 서울 모델 이용률이 낮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울의 행정 서비스가 선진화되는 성장통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메타버스 서울은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행정 서비스를 도입한 사업이고, 도입 초기이다. 민간 투자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점을 미뤄 봤을 때 이 사업을 현 시점에서 평가하는 건 다소 이르다. 행정 서비스가 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지켜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 시의원은 또한 "무인발급기 서비스가 처음 도입됐을 때도 편리한 대면 창구를 두고 무인 발급기를 이용하느냐고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지만, 지금 MZ 세대들은 동사무소 가서 증명서를 발급받는 것보다 무인 출력기를 이용하는 것을 더 선호하듯이 메타버스 서울도 친숙해질 경우 이용도가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상공간에서 행정 서비스를 활용할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 서울시의 변화나 시민의 행정서비스 욕구를 감안해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인데, 무조건 비판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 '2021년 수립된 '메타버스 서울 기본계획'은 오는 2026년까지 5년 동안 추진하기로 돼있지만, 예산 투입은 사업의 우선 순위와 수요를 고려해 예산편성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편성하고 있다"며 "2022년도(1단계) 메타버스 서울 사업비 20.7억(당초 39억)은 공공메타버스 플랫폼 기반과 5개 분야의 기본행정서비스를 구축했고, 2023년도(2단계) 예산 28억원(당초 68억)은 1단계 기능 고도화 및 메타버스에 특화된 '재난 재해 안전체험관(모의체험)', '부동산계약 체험하기', '문화·관광·외국인 콘텐츠 보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메타버스 서울 일일 방문자 수도 지난 5월 이후부터 늘고있는 추세"라며 "메타버스 서울(1단계)'은 2022년 타임지 ‘최고의 발명 200'에 선정됐고,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과 핀란드 정부 대표단,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독일 바이에른 주의회 등에서 디지털행정 선진 사례로 평가하며 자문을 구하기 위해 서울시를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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