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부터 조국까지' 야권, 신당 창당 '들썩'…성공 가능성은 '글쎄'
입력 2023.06.21 00:05
수정 2023.06.21 00:05
박지원 "조 전 장관, 신당 창당에 무게 둘 것" 주장
정성호 "조국 창당설 다 '說'" 창당 가능성 낮게 봐
양향자·금태섭·류호정도 '제3지대' 만들기 도전
정치권선 "구도·인물·바람 없다"며 회의적 시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법 고전 산책'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에서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창당 가능성이 불거지는 인물도 금태섭 전 의원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까지 다양하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움직임이 표면적으론 양당 체제를 깨겠다는 대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분열 조짐이 감지되는 제1야당의 그늘에서 벗어나 총선에서 의원직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일각에선 신당의 성공 요건인 인물·구도·바람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실질적인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관측도 제기한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조국 전 장관의 출마설과 관련해 "출마설(에 이어) 신당 창당설까지 나오고 있는데 다 설 아니냐"며 "무죄 주장을 하고 계시니 거기에 집중하셔야 될 것으로 보고 있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본인이 명예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없다고 본다"고 잘라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의 언급처럼 최근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이 화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앞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16일 KBS라디오에 나와 "(조 전 장관의) 워딩을 잘 보면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고, 신당을 창당하지 않을까"라며 "새 길을 간다고 하지 않았냐. 무소속 혹은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는데,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조 전 장관이 민주당 공천 문제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호남을 중심으로 한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범야권에서의 신당 창당 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한국의 희망'이라는 당명까지 정해놓고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양 의원은 오는 26일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을 본격 선언할 방침이다. 특히 양 의원은 지난 19일 CBS라디오에서 "여러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응원도 주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현역 의원 5명 이상이 관심을 보였단 점을 강조하며 신당 창당이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금태섭 전 의원(왼쪽)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13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제2회 복합위기 시대, 한국정치의 돌파구는?'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3지대론을 가장 먼저 띄웠던 금태섭 전 의원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금 전 의원은 지난 4월 18일에 제3지대 신당 창당 추진 의사를 일찌감치 밝히면서 오는 9월에 신당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진보성향 야당인 정의당에서도 신당 창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제3지대론'을 주창하는 '세번째 권력'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류호정 의원이 이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류 의원은 지난 13일 금태섭 의원과 함께 포럼을 개최해 "정치가 인간다운 사회, 사회의 질서를 바로잡는 것이라는 사전적 역할을 다시 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책임정치는 지금 같은 무늬만 다당제, 교섭단체로 따지면 양당제가 아니라 3당, 4당제에서 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신당의 성공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통상 구도·인물·바람 등이 제3지대의 성공 가능성의 가늠자로 여겨지고 있는데 현재로선 어느 하나 뚜렷한 지표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장은 "총선에서 제3신당이 없던 적은 없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제3신당이 힘을 발휘할 때는 대권주자가 있을 때"라며 "금태섭 의원이 대권주자는 아니기 때문에 대권주자가 없으면 이 거대 양당 구조에서 표를 흡입해내는 힘이 떨어져서 성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고 국민을 비전으로 모시고 가자는 모든 것들이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며 "다른 사람과 다른 정당, 또 다른 정치 세력을 반대하기 위해서 '저러니까 내가 하겠다'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4월 24~25일 '제3지대 신당'이 창당할 경우 지지 의향이 있는지를 설문한 결과, 국민 과반인 51.3%가 "그래도 기존 정당이 낫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관망 비율도 18.6%에 달했다. "기존 정당보다는 나을 것이기 때문에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0.0%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이 같은 신당 창당이 단순한 시도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신당을 만들겠다는 인물들을 보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어려워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거대 양당을 향한 여론이 악화되는 틈을 타서 반짝 효과를 노리는 것 같은데 정당 유지에 필요한 자금과 조직 등을 생각한다면 지속력 측면에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