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없는 ‘살인 진드기’ 주의보…“농작업·야외활동 조심해야”
입력 2023.06.20 12:01
수정 2023.06.20 12:01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 절반이 ‘농작업’ 연관
6월부터 환자 발생 집중…SFTS, 높은 치명률
긴 옷, 장갑 착용 및 진드기 기피제 사용 권고
농촌진흥청과 질병관리청은 쯔쯔가무시증,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발생이 집중되는 6~11월에 농업인 대상으로 감염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한다고 20일 밝혔다.
쯔쯔가무시증은 야생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감염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가피(검은 딱지), 발열, 근육통, 두통, 피부발진과 림프절이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가을철 대표적인 발열성 질환으로, 10∼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SFTS는 주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이다.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사람의 치명률은 12~47%로 높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감염 시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진드기 매개 감염병 최근 3년간 발생 및 사망 동향을 보면 쯔쯔가무시증은 증가 추세이며, SFTS는 2021년 감소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두 질병 사망 동향 역시 발생 추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13일 기준 올해 SFTS는 1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명이 사망해 높은 치명률이 나타났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위험요인 분석 결과, 농작업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높게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쯔쯔가무시증은 53.1%, SFTS는 50.8%가 농작업 중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기관은 진드기 감염 예방을 위해 농작업 전 긴 소매·바지로 된 작업복을 입고 장갑과 장화 착용을 당부했다. 진드기가 옷에 달라붙었을 때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밝은색 옷을 입을 것을 권장했다.
농작업 중에는 진드기 기피제를 약 4시간마다 옷과 노출된 피부에 뿌려주고 작업복은 충분히 털어내고 바로 세탁해야 한다. 또 몸을 씻을 때 벌레에 물린 상처나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무리해서 떼어내지 말고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 방문해 제거해야 한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최근 진드기 매개 감염병 환자 가운데 농작업 관련 감염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평소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을 숙지하고, 농작업 시에는 예방수칙 준수와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농작업 전후 예방수칙을 반드시 준수해달라”며 “작업 후 2주 이내 발열, 두통, 소화기 증상, 의식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은 뒤,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발표한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계획에 백신개발 우선순위 감염병(9개)에 SFTS를 포함했다.
또한,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질병 부담이 높은 SFTS의 근본적인 예방관리를 위해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미국 모더나사와 공동 연구협력 협약(RCA)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