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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 동결에 원화 강세 지속되나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3.06.16 15:40 수정 2023.06.16 15:41

원·달러 환율 두 달 만에 1200원대

美 긴축 사이클 종료 기대감 영향

韓 경제 펀더멘털 회복 신호 긍정적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서만 50원 가까이 하락해 1200원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월 만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긴축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자 원·달러 환율도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또 최근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어드는 등 국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회복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 기조에 따른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내린 1271.9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340원대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로 이달 들어서만 50원가량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1200원대로 진입하면서 원화 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미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하면서 긴축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전달과 같은 연 5.0~5.5%로 동결했다.


건재했던 미국의 고용 시장이 다소 주춤해진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6만2000건으로 시장 예상치(25만건)를 상회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차례 연속 인상된 금리가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동결되면서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힘을 받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국내 무역수지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적자 폭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지난 1월 21억6000만 달러에서 지난달 24억3000만 달러로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24억달러대를 회복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 회복되는 신호가 관찰되면서 원화 강세에 탄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원화 강세 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하회하면서 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라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우리나라의 대외 경기 개선과 미국의 고용시장 불확실성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모멘텀 부진이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준금리는 동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은 만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거의 모든 위원들이 물가상승률을 2%로 낮추려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1100원대)으로 회복될 수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환율을 결정하는 여러 환경 요인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의 정책과제를 다룬 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원·달러 환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대(對)중국 경쟁 심화, 인구 고령화, 기업·가계 해외투자 수요 확대 등 구조적 변화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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