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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예금대지급 수년째 '제로'인데…한도 상향 조짐에 부담 우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3.06.16 06:00
수정 2023.06.16 06:00

2년여간 5개 업권의 지원 규모 0원

한도 인상 시 예보료 인상도 불가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 본사 전경. ⓒ미국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예금보험기관이 금융사를 대신해 예금자의 자금을 보호해주는 예금대지급 지원 금액이 최근 2년이 넘도록 '제로(0)'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금융안전망 장치가 발동하지 않아도 예금 안정성이 유지돼 왔던 셈이다.


그럼에도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잇단 파산으로 대량인출사태(뱅크런)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예금자보호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대로 관련 기금은 쌓여만 가는데 한도 상향으로 금융사의 비용 부담만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2년 3개월간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대지급 지원 규모는 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금융사가 파산하거나 뱅크런 등으로 고객의 예금 인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고객의 예금액 전부나 일부를 대신 지급해준다. 현재는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해주고 있다. 해당 제도는 예금 손실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낮추고, 전체 금융시스템을 안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저축은행을 제외한 은행·보험사·증권사·종합금융사 등 4개 금융 업권에서의 예금대지급 지원은 전무했다. 저축은행에서의 예금대지급 지원 규모를 살펴봐도 ▲2018년 1억3502억원 ▲2019년 7246만원 ▲2020년 6003만원 등 해마다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2021년부터는 지원이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자 국내서도 예금자보호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SVB는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위기 소식이 빠르게 전해지자 실리콘밸리 사업가와 예금주들이 예금 인출을 시도하면서 36시간 만에 파산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예금 인출에 대한 동기가 확산하면서 건전한 은행까지도 순식간에 유동성 부족 문제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현재 5000만원으로 23년간 묶여 있는 국내 예금자보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치권에서도 예금자보호한도를 최대 2억원까지 상향하는 등 관련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다만 금융사 입장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을 마냥 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예금대지급 지원이 전무했던 것처럼 예금자보호기금이 사용처 없이 쌓여만 가는데, 한도가 상향될 경우 금융사의 비용 부담만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금융사들은 예금대지급을 위한 기금 조성을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매년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현재 표준 예금보험료율은 ▲은행 0.08% ▲증권사·보험사·종합금유사 0.15% ▲저축은행 0.4% 등으로 설정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5000만원인 예금자보호한도를 1억원으로 올린다고 하면 유사 시 예보가 대위변제 해줘야 하는 금액도 그만큼 늘어나게 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위변제할 수 있는 기금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 예보료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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