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부결, 한동훈 탓하는 민주당…검찰 수사 의지만 더 자극할 것" [법조계에 물어보니165]
입력 2023.06.15 05:09
수정 2023.06.15 06:43
"수수 의원들 20명 , 조사 최소 1~2달…의원들 조사한 뒤 부결된 윤관석·이성만 기소할 듯"
"검찰 무리해 영장 재청구하지 않을 것…내년 총선 앞두고 있는 민주당, 신속한 수사 촉구할 것"
"윤관석·이성만 신병확보 안됐지만…자금 살포 혐의에 대해선 조사 거의 완료, 곧 기소될 것"
"20명 의원들, 사안 따라 구속영장 청구 여지…송영길 20명 다 수사하고 난 뒤 맨 나중에 소환할 듯"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며 신병 확보에 실패했다. 앞서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에 이어 윤관석, 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까지 '방탄'하며 민주당이 성난 민심의 집중포화를 맞게 된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여론전'에서 승리를 거둔 만큼 수사는 오히려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부결 원인을 한동훈 장관이나 검찰 탓으로 돌리면 검찰의 수사 의지를 더욱 자극할 뿐"이라고 전망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측은 12일 국회에서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범죄의 중대성과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 등 구속 사유가 충분하지만, 구속영장에 대한 법원의 심문 절차가 아예 진행될 수도 없게 된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미 돈봉투 전달 과정이 녹음된 일명 '이정근 녹취록'과 경선캠프 내부 자료, 공범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 씨의 진술 등을 확보하고,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돈봉투를 수수한 현역 의원을 특정하는 단계를 진행 중이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며 수사 기한의 제한은 없어진 상태"라며 "만약 가결돼서 영장이 발부됐다면 구속 기한이 생겨서 우선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기소하고, 공범인 수수자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해 병합 기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부결 원인을 한 장관 등 법무부, 검찰의 탓으로 돌린 것이 수사 의지를 자극할 것"이라며 "수수자들을 소환하지만 않았을 뿐, 이미 특정 및 혐의 확인 작업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것이다. 혐의 여부가 분명하고, 당내 영향도가 큰 순서대로 소환할 가능성이 있다. 금액이 적어서 (수수자들에 대한) 영장 청구까지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윤관석·이성만을 먼저 기소하고, 나중에 수수자를 소환조사하면 공소장이 외부에 공개되는 등 수사 기밀 유출 문제가 있다. 이 방법보다는 수수자들을 어느 정도 조사한 뒤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기소하지 않을까 싶다. 수수자가 20명이기 때문에 조사가 마무리되려면 최소 1~2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률사무소 율샘)는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검찰이 무리해서 영장 재청구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명분을 가진 상황에서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계자 진술만으로는 기소가 힘들 수도 있으니 계좌추적 및 진술을 바탕으로 한 동선 추적, 비서관 등 증인 등에 대한 조사를 보강해야 할 것"이라며 "수수 의원들이 고분고분하게 소환에 응할 리 없으니 1~2달보다는 더 걸리지 않을까 싶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길게 끌고 가는 게 악재니, 신속한 수사를 촉구할 것이고, 그럼 의원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두 의원에 대한 신병확보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자금을 살포한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가 거의 완료돼 곧 기소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그 외 20명에 대해서도 녹취록 이외 관련자 진술, 국회 본청이나 국회의원실 등 출입 관련 기록 등 동선 확보는 이미 완료돼 이들에 대한 알리바이 확인 등이 추가로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또 "핵심은 돈봉투 조성 및 살포 지시 등 핵심 관계자인데, 최근 송영길 경선 캠프에 먹사연 법인 자금이 흘러간 정황과 관련해 컨설팅업체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돈봉투 자금 조성 및 그 흐름과 관련해 송 전 대표를 핵심 관계자로 보고 소환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김재식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20명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요구한 사람, 소극적으로 수용한 사람 등 성격이 다 다를 테니 사안에 따라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여지도 있다. 송 전 대표는 20명을 다 수사하고 난 뒤에 최종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 송 전 대표를 먼저 조사하면 그가 검찰 수사 과정을 다 아는 상태에서 (다른 피의자들과) 의사 소통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