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 품은 hy, ‘물류 효율화’ 시너지로 종합유통사 도약
입력 2023.06.15 06:10
수정 2023.06.15 06:10
프레시 매니저, 배달기사 등 전문 인력 2만여명 확보
자사 제품 외 포장육, 와인 등 영역 확대
냉장유통부터 라스트 마일까지 물류 시너지 극대화
hy가 종합유통사를 향한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IT와 물류 인프라를 보유한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인수한 hy는 물류 효율화 작업을 통해 본격적인 종합유통사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hy는 지난 4월3일 부릉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총 800억원을 투입해 부릉(구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올 1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두 달여 만에 인수 작업을 마쳤다.
그간 팔도 등 자회사 투자를 지속했던 hy가 자체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에 나선 것은 오랜만이다. 2021년 3월 종합유통사를 표방하며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사명을 변경한 지 2년 만이다.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에서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현재는 물류 시스템 구축과 IT 등에 투자하며 종합유통사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hy의 부릉 인수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식품업계가 워낙 보수적인 탓에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경계심이 있는 반면 퀀텀점프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물류 효율화 작업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종합유통사로 도약하기 위한 첫 관문이 전국 단위 물류망 구축과 이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인 만큼 이륜차 중심의 라스트마일 배송에 강점을 갖고 있는 부릉과의 시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초 메쉬코리아에서 부릉으로 사명을 변경한 부릉은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는 다른 배달대행사들과 달리 직영 체제를 적용해 빠른 성장을 이뤘다. 2017년 300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은 작년 384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물류센터 등 신사업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위기를 겪다 hy와 한식구가 되면서 기존 적자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부릉은 오는 9월 말 신사동에 위치한 hy 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양사 간 사업 시너지 방안을 본격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성장과 동시에 관리 부분에 대한 전문성 강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달 초 열린 이사회에서 양사 시너지 가교 역할을 할 채윤서 hy 투자관리부문 이사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김형설 현 대표가 사업과 IT 개발 부문을, 채 신임 공동대표가 재무·회계 관리 부문을 맡아 경영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프레시 매니저와 부릉 배달기사를 결합한 라스트마일 물류 사업이 첫 번째 시너지 확대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만1000명 규모의 hy 프레시 매니저와 1만명에 달하는 부릉 배달 대행기사의 단순 결합으로만 전국 단위 2만여명의 배송 전문 인력이 확보된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배달앱 등이 저마다 라스트마일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2만여명의 인력을 직접 고용해 전국 단위 물류망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은 hy가 거의 유일하다.
특히 프레시 매니저는 콜드체인(냉장유통)을 갖춰 간편식부터 과일, 도시락 등 냉장식품 배송에 강점을 갖고 있다.
hy가 최근 야쿠르트, 유제품 등 자사 제품 외에 포장육, 와인 등 다양한 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점도 향후 물류망 확대와 연계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hy 관계자는 “배송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질 높은 배송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IT기술 기반 배송관리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며 “부릉과의 협업 체계 구축 및 시너지 강화로 배송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