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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민주당 구하기 등판 임박…결국 쪼개지나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6.07 00:00
수정 2023.06.07 07:48

'이래경 사태'에 당내 "이재명 사퇴" 의견 분출

혁신위 아닌 '비대위 출범' 주장까지 고개 들어

당내선 24일 귀국, '이낙연' 행보에 '관심 집중'

'계파전' 돌입보단 '비대위원장' 가능성에 주목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출국 비행편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워싱턴 공동취재단)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 체제가 흔들리면서 당 안팎에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당내 시선은 귀국이 눈앞으로 다가온 이낙연 전 대표의 역할에 쏠리고 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구하기 위한 적합한 인물이라는 의견과 함께 향후 비대위를 이끌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여론이 분출되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이래경 혁신위원장 선임 사태를 두고 "이재명 대표 쪽에 있는 사람을 고르다 보니까 그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결국 이 대표 체제의 강화를 목적에 둔 것 아니냐"라며 "오히려 그러한 생각이 위기를 더 확대 재생산할 것이다. 이 대표가 사퇴를 하루라도 빨리 해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를 향한 당내 반발은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앞서 '돈봉투·김남국 사태'에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서투르게 대응하면서 시작된 '반(反)이재명' 여론은 이 대표가 개딸(개혁의딸·친명계 강성 팬덤)을 중심으로 한 팬덤 정치에 기대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확산됐다.


그러다 이번 혁신위원장으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하면서 노골적으로 당 사당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이 대표를 향한 반발 여론은 이제 커질 대로 커진 모양새다. 이어 이 대표 체제가 지속될 경우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면서 당 안팎 인사들의 불만이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김해영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 이후 국민 전체를 위한 민주당의 모습보다는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했는데, 이제는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서도 더 나아가 이재명이라는 특정 개인을 위한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의 민주당은 국고를 지원받는 공당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국민의 민주당'으로 가는 게 혁신"이라며 "이대로 가면 민주당은 정말 큰일난다. 민주당도, 이 대표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 안팎에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지금 민주당의 문제는 혁신위가 문제가 아니다"라며 "시나리오가 하나밖에 없다. 그냥 비대위다. 어쨌든 모두가 타협할 수 있는 비대위로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비대위의 성격을 둘러싸고 또 다를 것"이라며 "비대위로 가더라도 이재명 대표 측에서는 이 대표가 신뢰할 수 있고 지명하는 비대위로 갔으면 좋겠다는 거고, 반명과 비명은 '그건 안 된다. 모두가 다 공감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로 가야 된다'는 정도를 얘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기구 위원장에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선임하는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대표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는 건 이 지점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24일 귀국한다는 일정을 공유하면서 "대한민국이 위기에 직면했다.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은 마음 둘 곳을 잃었다. 국가를 위한 나의 책임을 깊이 생각하겠다. 대한민국의 생존과 국민의 생활을 위해, 내가 할 바를 하겠다"고 강조하며 정계복귀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함께 낸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저서 출판기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국내외적 위기를 충분히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렇게 된 데는 나의 책임도 있다. 그 책임을 내가 다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하면서 정계 복귀를 암시하는 발언을 꺼낸 이후 재차 국내 정치권에 복귀하겠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의 정계 복귀는 확실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역할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가 정계에 복귀해도 계파 갈등으로 얽힌 현 당 내부 상황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을 사랑하는 분이고, 누구보다도 민주당 내부 사정이나 문화를 잘 아는 분"이라며 "당이 위기 상황에 처해있는데 지금 당장 계파전에 뛰어들어 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이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이 나온다. 이 대표 체제가 전복되면서 당이 새로운 구심점을 필요로 할 경우 이 전 대표가 당을 이끌기에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체제가 전환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고 싶어 하는 현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에게 있어 이 전 대표는 완벽한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란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한 의원은 "비대위로 바뀐다는 건 당내 계파 갈등이 해소되고 전권을 받을 수 있단 얘기니까 이 경우 이낙연 전 대표만큼 적합한 인사를 찾기가 더 힘들 것"이라며 "귀국 타이밍도 완벽하고 여전히 당내 친낙계라고 불리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아마 그 역할은 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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