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마동석 핵주먹과 폭소탄
입력 2023.06.03 07:07
수정 2023.06.03 07:07
‘범죄도시3’이 폭발적인 흥행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일이 5월 31일 수요일, 즉 평일이었는데도 첫날 관객이 74만 534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산한 한국 영화 극장가 분위기에 비추어 가히 충격적인 수치다. 관객들이 ‘범죄도시3’을 보기 위해 벼르고 별러왔던 것 같다. 역대 흥행 1위인 ‘명량’이 개봉했을 때도 관객들이 기다렸다는 듯 첫날부터 몰렸었는데 그때 개봉일 성적은 68만 2701명이었다.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27일~29일)에 진행된 유료 시사회를 통해 48만 관객을 동원해서, 개봉 첫날에 이미 누적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122만 3875명) 그리고 개봉 3일째인 6월 2일 오후 2시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범죄도시2’는 1269만 명을 동원해 코로나19 사태 기간 동안 최대 흥행작이 됐다. 이 ‘범죄도시2’는 개봉 4일째에 200만 관객을 동원했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웅' 이후 약 5개월 만의 한국 영화 200만 돌파이기도 하다. '범죄도시3'은 이미 180만 명인 손익분기점도 넘었는데, 한국 영화가 극장 흥행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은 작년 11월 개봉한 ‘올빼미’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이 180만 명이라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대작이 아니다. 중간 정도 규모의, 크게 튀지 않는 형사 액션물 정도 느낌인데 가히 국민적인 성원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객들이 충분한 볼거리가 제공되는 영화만 극장에서 관람하는 추세였다. 그래서 대작이 유리해졌는데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런 환경조차 뚫어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마동석의 핵주먹이다. 헐리우드 대작이 그래픽으로 구현한 환상적 액션과 마동석의 소박한 주먹 액션의 타격감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관객들은 그 통쾌함을 느끼려 극장을 찾았고 ‘범죄도시3’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이번엔 권투 기술을 활용한 주먹 액션이 많이 나온다. 이렇게 액션 스타일이 달라지는 것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스타일은 달라졌는데 통쾌감은 여전하다.
‘범죄도시3’에선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신종 마약 사건을 해결한다. 마약은 최근 버닝썬 클럽 사건과 관련돼 공분을 일으켰었다. 현실에선 모두가 연예인에게만 주목하는 사이에 클럽 마약 사건은 흐지브지 됐지만, ‘범죄도시3’에선 마석도가 클럽의 부유층 마약 구매자와 판매 조직에 참교육의 주먹을 날린다.
뻔뻔한 범죄자들의 입을 단번에 여는 마석도의 위력도 여전하다. 그 힘으로 악의 무리들을 호쾌하게 ‘떡실신’시키면서 관객의 속을 뻥 뚫어준다.
폭소탄도 여전하다. 액션과 웃음이 빵빵 터진다는 게 이 시리즈의 미덕인데 이번 3탄에서 폭소탄이 더 강화됐다. 이번엔 마석도가 ‘돌아갈 때’ 크게 터진다.
악당이 주목 받는 것도 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이번 3탄에선 이준혁과 일본 배우 아이코 무네타카가 악당을 맡았다. 이준혁은 20kg을 찌우고 태닝해 지금까지와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아오키 무네타카는 원래 ‘범죄도시’의 팬이었는데 캐스팅 된 후 ‘바람의 검심’ 액션팀과 함께 일본도 액션 설계에 참여했다고 한다.
마석도와 이 악당들의 대결 속에,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액션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렇게 통쾌한 액션을 매번 만들어내는 것도 정말 놀랍다. 이보다 훨씬 많은 제작비를 투여한 영화도 이렇게 지속적으로 품질을 유지하지 못하는 데 말이다.
이미 8편까지 기획이 끝났고, 4편 촬영이 끝났다고 한다. 과연 앞으로도 지금의 호쾌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마동석은 액션 시리즈물을 만드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지금 무릎 연골, 아킬레스 건, 허리뼈 등이 성치 않은 상황에서 몸을 갈아 넣어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주먹 액션이 헐리우드 대작 그래픽 액션을 능가하는 건 그 주먹이 마동석 핵주먹이기 때문이다.
지금 모처럼 한국 영화 대흥행이 터지면서 영화계에선 한국영화 흥행의 부활을 기대한다. 과연 핵주먹이 터지지 않는 한국 영화들도 대흥행할 수 있을까? ‘범죄도시3’ 관람을 통해 관객들의 한국 영화 관람 습관이 다시 살아나길 바랄 뿐이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