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진 근접' WBC 술판 악재도 삼킨 엘롯라시코 티켓 파워
입력 2023.06.01 09:56
수정 2023.06.01 10:01
KBO리그 롯데-LG전 펼쳐진 잠실야구장 연이틀 2만 관중
국가대표들 음주 악재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주중 최다
최고 인기팀의 선두 다툼은 ‘WBC 술판’ 악재까지 삼키며 ‘주중 매진’까지 근접했다.
지난달 31일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전이 펼쳐진 잠실야구장에는 2만1269 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매진 기준 2만3750 명에 2400여 명 모자란 수치로 선두 자리를 놓고 펼쳐진 ’엘롯라시코‘ 열기를 체감하게 했다.
LG와 롯데의 격돌은 자주 혈전을 펼쳐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 더비 '엘클라시코'에서 이름을 딴 '엘롯라시코'라 불린다.
두 팀의 주중 시리즈 1차전이 펼쳐진 지난달 30일에도 2만330 명의 관중이 잠실야구장에 들어왔다. 2차전은 그보다 더 많은 관중이 입장, 주중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주중 야간경기에 이틀 연속 2만 관중 이상이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전통의 인기팀인 데다 올 시즌 성적도 1위 다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에 오를 만큼 뛰어난 성적을 올린 LG 보다 지난 5년 동안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롯데의 시즌 초반 가파른 상승세가 팬들을 더 열광시키고 있다.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롯데는 전날의 패배(1-3)를 설욕했다. 전준우 홈런 포함 장단 11안타로 7점을 뽑은 롯데는 선발 박세웅 호투(6이닝 1실점)에 힘입어 7-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위 롯데는 선두 LG와의 게임차를 ‘2’로 줄였다.
지난 3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도 모자라 대회 기간 중 국가대표 베테랑 포함 3명의 투수가 도쿄의 유흥업소를 찾아 음주한 사실이 드러났다. KBO리그 흥행을 위협할 수 있는 악재가 터졌지만, ‘엘롯라시코’에는 아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물론 LG와 롯데에는 ‘WBC 술판’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선수들이 아직까지는 없다.
그러나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문제는 3명의 투수들이 제출한 경위서에 치명적 거짓이 있음이 드러난다면 ‘엘롯라시코’급 맞대결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부적절한 행동에 이어 만에 하나 거짓 진술까지 드러난다면 해당 선수뿐만 아니라 KBO리그를 넘어 한국 야구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는 수습하기 어려운 악재와 마주할 수도 있다.
WBC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망신을 당한 상황에서도 가까스로 흥행의 불씨가 지펴졌는데 다시 한 번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모두의 책임 있는 언행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