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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식 정치"…비명계, 강성 팬덤 못 끊는 이재명에 일침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3.05.30 13:55
수정 2023.05.30 14:06

박용진 "강성 팬덤 끌려다니면 패배 수로에 갇혀"

조응천 "팬덤 정당화 심해져…李 사당화 우려해"

김종민 "폭력 행위와 결별해야…그런 리더십 필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및 수산물 수입 반대 국민서명운동 발대식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는 이재명 대표가 '강성 팬덤' 절연 요구에 침묵하며 '자기 편 챙기기'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이러한 행보가 지속될 경우, 지도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30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강성 지지자들인 '개딸(개혁의 딸)'과 결별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확고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자기편끼리 뭉쳐 '염전식 정치'를 계속한다면 남는 것은 패배 밖에 없다고 직언했다.


박 의원은 '개딸'들의 도 넘은 행위와 관련해 "당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서 SNS에 한 번 올리는 걸로 면피성으로 해서는 안 된다"라며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본인의 의지와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가 최근 SNS에 개딸들을 향해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향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글을 올린 걸 겨냥한 것이다.


그는 강성 팬덤을 대하는 이 대표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태도를 비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노 대통령도 '노사모'를 긴장과 두려움으로 보는 태도를 여러 차례 보였다"면서 "실제로 노사모 그룹도 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유지했지 무조건적인 지지, 종교적인 지지 이런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강성 공격성 팬덤에 끌려다니면 당은 그야말로 패배의 수로에 갇히는 것"이라며 "이런 '염전식 정치'로부터 벗어나서 바다로 나가야 우리가 승리한다. 그걸 위해 당대표도 분명한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이 대표가 더 힘들어지고 더 지도력이 저하될 거라고 본다"라며 "이 대표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혹은 이 대표에게 듣기 싫지만 쓴 고언을 했다는 이유로 저런 얘기를 하면 이 대표 주변에 점점 더 사람이 떠날 것이고, 이 대표를 더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 대표는 비명계의 강성 팬덤 절연 요구에도, 이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강성 팬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과 일정을 소화하고, 지지자들과 즉석에서 만남을 갖는 등 오히려 강성 팬덤과의 거리를 더 좁히고 있다. 특히 강성 팬덤이 요구하는 대의원제 폐지에 힘을 싣는 발언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공개한 문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허위 사실에 기초해 비난, 비판하면 안 된다"라며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라"고 저격하면서 오히려 강성 팬덤을 감쌌다.


2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선거제 관련 의원 토론회에서 김종민, 박용진 등 의원들이 박홍근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마찬가지로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지금 도덕불감증, 내로남불, 당내 민주주의의 악화 이런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좀 더 멀리 보면 팬덤 정당화가 심해져서 방탄정당화가 되고 있고 이 대표에 대한 사당화까지도 지금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와 이 대표 측근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인사들이 개딸들로부터 공격 당하는 것에 대해 "강성 지지자들에게 그 사람들과 다른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됐다. 국회의원이 자기 생각 얘기하는 게 왜 '소신 있다'는 얘기를 들어야 되나. 우리가 뭐 독립운동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김종민 의원도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그 폭력 행위와 결별해야 된다. 사람이 옆에 사람이 같이 하는 데 따라서 하거나 아니면 개인적으로 좀 주장이 과해서 폭력적인 행동으로 발언을 할 수 있다"라며 "이건 우리 당에서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 사람이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행동이 달라지지 않겠느냐. 그 사람의 행동을 달리하게 만드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당내 민주주의 실종 원인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벗어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눈높이, 우리 지지자 눈높이, 우리 당원 눈높이, 또 이 대표와 이 열성 당원들 기준으로만 사태를 보니까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계속 벗어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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