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다음은 달 탐사 간다… '차세대 발사체'에 쏠리는 눈
입력 2023.05.29 07:00
수정 2023.05.29 07:00
올 8월 경 차세대 발사체 개발 민간기업 선정
차세대 발사체, 개발부터 발사 역량까지 공동 진행
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접전 예상
국가 우주산업을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가운데 올해는 달 탐사를 목표로 하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이 시작된다. 누리호의 기술을 민간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전받은 것 처럼, 올해 8월 항우연과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에 나설 민간기업도 선정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앞서 누리호 기술 이전 기업 선정에서 경쟁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한국항공우주)가 이번에도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올해부터 지난해 11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차세대발사체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에서 2032년 달착륙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한 발사체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억원이 투입된다.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의 후속기로, 누리호보다 발사체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대형 위성 발사와 우주 탐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누리호가 발사한 위성이 중대형급이었다면, 차세대발사체는 그보다 더 큰 위성을 쏘아올리는 대형 발사체란 의미다. 발사체의 크기가 클수록 공기 저항을 많이 받아 차세대발사체의 경우 누리호보다 더 높은 난이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특히 '뉴스페이스 시대'로 접어든 만큼 차세대발사체는 누리호와 달리 개발부터 발사까지 모든 작업을 항우연과 민간기업이 공동 진행한다. 누리호는 앞서 항우연이 이미 개발을 마친 기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전한 것으로,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후년 4차 발사부터는 전면에서 주도할 예정이다.
이에 올해 8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에 선정될 민간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고난이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대형 발사체의 개발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을 정부와 함께 진행하는 만큼, 국가 우주산업에서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체계종합기업 선정 과정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가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이미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두 기업은 앞서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을 민간기업 선정 당시에도 치열하게 경쟁한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앞서 누리호 기술이전을 받을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만큼 선정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으로부터 누리호의 기술을 모두 이전받는 데다 앞으로 3차례의 누리호를 더 쏘아올려야하는 만큼, 발사체 사업에 대한 의지도 강력하다.
차세대발사체가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닌, 개발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야하는 만큼 항공기 종합 역량을 보유한 KAI의 경쟁력도 막강하다. 대형 발사체의 경우 고난이도 기술력이 요구돼 기존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을 선정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발사체 개발은 항공기와 개발 요소가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항공기처럼 공기 저항을 뚫고 하늘로 날아가야하는 만큼 비행 제어와 공력 제어 등 항공기 개발 기술이 대거 적용되기 때문이다. 차후에 스페이스X와 같이 발사체를 재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만큼 발사체를 원위치 시키는 핵심기술이 필요한데, 이 역시 항공기 개발 경험을 보유한 기업에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을 이전받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우주는 미지의 세계인 만큼 의지만 갖고는 뛰어들기 어려운 사업"이라며 "개발 단계부터 민간이 함께하는 만큼 차세대발사체 사업을 두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