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가격부터 사회공헌까지’ 외식업계, 가맹점 상생 노력 진화
입력 2023.05.12 06:01
수정 2023.05.12 06:01
가맹사업 포기한 가맹본부 2년 전 보다 3.5배 증가
주요 정책 결정에 가맹점주 참여 확대
비용 부담 낮추고 필수품목 최소화, 실질적 지원 초점
소비 침체 등으로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맹점 이탈을 방지하고 가맹점 매출을 확대하기 위한 상생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신메뉴 출시부터 가격 책정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점주들을 참여시키고 가맹점 기부액의 일정 부분을 식자재로 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참여도도 높이고 있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가맹본부(488곳)는 2년 전인 2021년 1분기(140곳) 대비 약 3.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매출, 영업조건 등이 담긴 정보공개서를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때문에 정보공개서 등록 취소는 곧 가맹사업 중단을 의미한다.
외식을 비롯해 도소매,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전체 프랜차이즈산업의 약 80%를 외식업이 차지하는 만큼 외식 가맹본부의 가맹사업 중단이 그만큼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식재료를 비롯해 임대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르면서 수익성은 악화된 반면 판매가격 인상으로 외식비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의 수요가 줄면서 매출은 줄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일손이 부족해 영업을 단축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맹본부도 비상이 걸렸다. 가맹점이 늘어야 본부의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보니 이탈 가맹점을 막는 게 급선무가 됐다.
이에 가맹점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각종 주요 결정에 점주들을 참여시키는 등 상생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BBQ는 작년 9월 가맹점사업자(패밀리)와 상생을 위한 ‘6대 상생정책방안’을 발표하고 일부 가맹점과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일괄 취하했다.
또 브랜드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물품을 지정하는 등 내용을 담아 가맹계약서도 전면 개정했다.
자담치킨은 신메뉴 출시와 판매가격, 광고판촉 등 주요 결정 과정에 가맹점주가 참여토록 했다.
광고판촉비용 등 가맹점주들의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노브랜드버거는 작년 6월부터 운영로열티를 매출의 8%에서 4%로 50% 낮추고, 전용 앱을 개발해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고피자는 가맹점 프로모션을 제외하고 전국 마케팅 비용을 100% 본사가 부담하고, 죽 이야기는 주재료인 국산 전복을 10년 이상 마진 없이 공급하고 있다.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사회공헌 활동에 점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피자알볼로는 가맹점 기부금액의 40%를 식자재로 지원해 가맹점의 사회공헌 참여를 독려하고, 매출 상위 가맹점 명으로 비영리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한다. 본사 인력·비용으로 가맹점 휴가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신규 가맹점 유치를 위해 주방집기와 간판 등 창업비용을 지원하고, 필수품목 지정을 최소화하는 등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업은 기본적으로 가맹점과 상생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가맹점 수가 늘고 매출이 늘어야 본사 수익도 증가한다”며 “당장의 매출 증대도 중요하지만 오래 갈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가맹점 상생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