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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쇼트시네마㉜]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계속되어야 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3.04.17 08:07
수정 2023.04.17 08:07

조용익 감독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감독 지망생 도환(엄태구 분)은 지난 연애로 상처를 받은 데다, 시나리오 작업도 쉽지가 않다. 친구의 권유에 의해 프리랜서 모임에 나가며 일상의 환기를 시도한 도환은 그 곳에서 은하(이수경 분)에게 눈길을 주게 된다. 이름마저도 도환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인 심은하와 같다.


은하의 도움으로 남녀의 이별 이야기에 관련한 시나리오의 돌파구도 찾게 된다. 그러나 은하는 안타깝게도 다른 남자와 열애 중이다. 두 사람은 문자와 통화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가까워지고 미묘한 사이가 된다.


도환은 은하를 향한 마음은 커지지만, 은하는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로, 자신과 같은 마음이 아닐 것 같다. 연애 문제로 고통 받은 지 얼마 안된 도환은 다시 상처 받을까 두렵다. 두 사람은 계속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남녀가 만나 설렘을 공유하는 과정을 그리며 간질간질한 마음을 보는 이들에게 전파시킨다. 대단한 갈등이나 반전 없이 소박한 이야기와 보편적인 감정의 힘으로 무장했다.


영화의 계절적 배경인 여름도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푸릇한 색감과 배경이 연애 초입에서 서성이는 두 남녀의 분위기를 극대화 시킨다.


시점은 철저히 도환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은하는 남자친구가 있으면서 왜 도환에게 자꾸 전화를 걸고 문자에 대답을 하는지, 왜 여름 밤 도환의 곁에서 산책을 하는지 등의 이야기는 생략돼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도환의 속사포같이 터져 나오는 마음에 대한 대답으로 배시시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것으로 대신한다.



무엇보다 도환 역을 맡은 엄태구와 은하 역의 이수경의 싱그럽고 풋풋한 모습이 자꾸만 웃음 짓게 만든다. 배우의 힘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러닝타임 32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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