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당 전대 '돈봉투' 9000만원 특정"…국회의원 300만원, 대의원 50만원 전달된 듯
입력 2023.04.13 17:40
수정 2023.04.13 18:40
윤관석·이성만, 중간 공여자 역할 의심…통화내용 확보
검찰 "가담 정도나 행위 달라…9000만원 안에서 행위자 범행 달라질 수 있다"
'정치 기획수사' 민주당 반발에는…"관련 수사 중 증거 확인돼 통상 절차 따른 것"
검찰이 지난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살포된 일명 '돈 봉투'의 액수를 총 9000만원으로 특정하고, 수수자들까지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불법 정치자금 규모를 파악하고 금품의 구체적 공여 과정과 가담자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물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민주당 윤관석(인천 남동을)·이성만(인천 부평갑) 의원, 강래구 한국감사협회 회장,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씨,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이 당시 캠프 소속으로 송 전 대표의 당 대표 당선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금품을 살포했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당시 송영길 캠프에서 조직 관리를 맡은 강 회장이 대전 지역의 사업가로부터 총 9000만원을 조달하고, 윤 의원이나 이 의원이 중간 공여자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 중 6000만원은 윤 의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전달받은 뒤 다른 의원이나 대의원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돈을 마련한 강 회장이 이씨와 통화하며 "봉투 10개가 준비됐으니 윤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거나 "관석이 형(윤 의원)이 '의원들을 좀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얘기하더라"고 언급한 통화 내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금품이 국회의원들에게는 300만원, 대의원들에게는 50만원씩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회의원이나 대의원을 대상으로 여러 번에 이뤄진 범행이라 각기 가담 정도나 행위는 다르다"며 "9000만원 안에서 행위자들의 범행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돈 봉투를 받은 현직 민주당 의원을 10명으로 파악했다. 자금 조달자나 전달자 등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수수자들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민주당 의원 다수가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제기되며, 살포된 금품 액수는 더 커질 수도 있다.
현행 정당법 50조에는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의 선출을 위해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받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이런 일을 지시·권유·요구하거나 알선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무겁게 처벌한다.
송 전 대표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데, 피의자로 입건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거 캠프 내에서 벌어진 일이고, 송 전 대표가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인 만큼 그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야당 현직 의원들이 수사 대상인 만큼 신속하게 수사해 결과를 낼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 기획수사'라는 민주당 측 반발에는 "관련 수사 중 증거가 확인돼 통상 절차를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