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젊은이들이 꿈꾸지만 공무원의 현실은…
입력 2023.04.06 10:14
수정 2023.04.06 10:15
공무원 실질임금 20년간 지속 하락, 퇴사율 30% 급증
공무원 일반 행정직, 민간대비 74.6% 수준…9급 공무원은 최저임금에 한참 밑돌아
공무원들의 실질임금이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추락해 지난해 최저치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MZ세대(18세~42세) 신규 공무원의 경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해 잇단 퇴사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5일, 인사혁신처와 송재호 의원(제주시갑 민주당)이 밝힌 ‘민관 보수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관대비 공무원임금은 지난 2004년 95.9%로 정점을 찍은 후 해마다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당시 ‘공무원보수 현실화 계획’에 따라 공무원들의 처우가 개선된 이후, 약 20년간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82.3%로 역대 최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6.1% 오른 반면, 공무원 임금인상률은 1.4%에 불과해 이 같이 큰 폭의 하락을 가져왔다.
직종별로 살펴보면 그 차이는 더욱 심각하다. 전체 공무원(120만 명)중 경찰·소방과 교원을 뺀 ‘일반직 공무원(55만 명)’만 비교할 경우, 임금수준은 더욱 떨어져 74.6%에 불과했다. 이는 민간기업(100인 이상)이 ‘100원’의 임금을 받는다고 기준했을 때 일반직 공무원은 ‘74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7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2020년 입사한 MZ세대 9급 공무원 A씨는 “대학 때 같은 성적에 다른 기업에 들어간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연봉 이야기가 나오면 말문이 막힌다”면서 “박봉에 답답한 꼰대문화, 잦은 야근, 과중한 업무부담 때문에 공기업으로의 이직을 준비 중”이라고 털어놨다.
9급 공무원(1~3호봉)의 임금은 실질적으로 최근 6년간 최저임금을 밑돌고 있다. 그 격차는 해마다 더욱 벌어지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을 분석하면 올해 9급 1호봉 임금은 177만 원으로, 최저임금 201만 원 보다 무려 23만 원이 적다. 연봉으로 계산하면 연간 276만 원이나 적게 받는 것이다.
이는 6년 전인 지난 2018년(9급 1호봉 144만 원, 최저임금 157만 원) 12만 원 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열악한 임금체계로 인해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10년 전 보다 1/4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공채 필기시험 경쟁률은 지난해 ‘29.2대 1’로, 약 10여년 전인 2011년 ‘93대 1’ 보다 무려 69%나 하락했다. 퇴사율 또한 3~4년 재직자 중 30.7%가, 1년 미만 퇴직자도 26.5%에 달해 공직사회가 붕괴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