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재용 회장 '디스플레이 최강국' 의기투합
입력 2023.04.04 16:42
수정 2023.04.04 16:45
삼성, 8.6세대 IT용 OLED 국내 투자…정부 '판 깔고' 삼성 '화답'
이재용 회장 '60조원 지역투자' 약속 첫 이행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판을 깔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화답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력으로 떠오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그 중에서도 최첨단에 자리한 8.6세대 IT용 OLED 생산기지를 국내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4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에는 디스플레이 최강국을 만들기 위한 ‘팀코리아’가 총출동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아산시장을 비롯, 소재·부품·장비 사업 주요 협력업체, 충남지역 4개 대학 총장과 산학협력 10개 대학 교수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이 대한민국을 디스플레이 최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했다.
협약식에서 삼성은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2026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주력 수요시장이 아닌 한국이 삼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생산기지를 유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 첨단산업 제조시설 유치 경쟁은 ‘전쟁터’로 불릴 정도로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첨단제조시설을 자국 내에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지원을 쏟아 붇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대규모 OLED 투자를 유치한 것은 디스플레이 최강국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과감한 정책적 지원, 그리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책임감이 뒷받침된 결과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과감한 선제적 투자 ▲산·학·연·관의 협력을 통한 초격차 기술 확보 ▲소·부·장 업체와의 상생을 통한 디스플레이 산업 생태계 강화 등을 통해 충남 아산·천안에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삼성의 OLED 투자발표는 정부가 국가첨단산업 육성 및 첨단산업벨트 조성 계획을 발표한 이후, 정부가 지정한 ‘6대 첨단산업’ 중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처음으로 ‘민관 협력’을 통한 첨단 산업 국내 투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삼성이 지난달 비수도권 지역에 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번 삼성의 투자를 계기로 첨단산업 입지로서의 대한민국의 매력과 가능성을 전 세계에 환기시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효과 또한 기대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민간 투자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약속한 정부, 어려운 환경이지만 미래에 더 큰 기회를 만들기 위한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진행하는 삼성의 노력은 한국 경제 전반의 자신감과 국내 투자 의지를 끌어올리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첨단산업발전·지역균형발전 두마리 토끼 잡아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첨단산업 발전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 목표에 확실히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국가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발표하면서 “첨단산업의 발전은 전체 경제 성장과도 직결되지만 지역 균형발전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의 이번 투자는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국내 설비 및 건설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약 2만6000명 규모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충남을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삼성이 8.6세대 OLED 기술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과 협업을 통한 ‘종합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구축이 필수다.
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 등 산업계는 물론 정부, 대학, 연구기관의 ‘팀플레이’도 빠뜨릴 수 없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팀코리아’는 충남이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날 협약식에서 충청남도와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업들은 ‘신규투자 협약서’를 통해 디스플레이 산업경쟁력과 소바장 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공동기술 개발, 상생협력 등을 약속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경쟁 속 중국 추격 뿌리칠 '든든한 지원군' 얻은 삼성
삼성 입장에서도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경쟁 상황에서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까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LCD의 경우 이미 중국과의 격차가 사실상 없어졌고, OLED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2007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용 OLED 양산에 성공한 이후 6세대 OLED를 양산하며 OLED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 바 있다.
이번 8.6세대 OLED 투자를 통해 노트북과 태블릿용 OLED에서도 다시 한번 기술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양산이 시작되는 2026년부터는 IT용 OLED가 연간 1000만대씩 생산된다. 이렇게 되면 IT용 OLED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해 지금에 비해 5배나 증가하게 된다. 스마트폰에 이어 또 다른 OLED의 사업기회가 열리는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규모를 축소하며 대량 해고를 진행하는 등 ‘급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투자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가별 기준으로 보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국에 뒤쳐진 게 현실”이라며 “이번 삼성의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을 더 높이 재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