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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어떻게 생각하시나”…의견 대립 ‘팽팽’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3.04.05 06:04
수정 2023.04.05 06:04

지정 만료 앞둔 강남·양천·송파구, 서울시에 해제 요구

실거주 아니면 부동산 거래 어려워

전문가도 의견 분분, “규제 효과 낮아” vs “해제 신중해야”

강남구와 양천구, 송파구 등이 지난달 서울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를 요구했다.ⓒ뉴시스

서울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 만료를 앞둔 지역을 중심으로 규제를 풀어 달라는 요구가 거세지면서 해제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는 분위기다.


5일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 등을 두고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강남구와 양천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여부는 검토 중”이라며 “지정 기간이 곧 만료되는 만큼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조만간 해제나 재지정 여부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이달 26일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1가·2가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만료가 도래한다. 강남구 청담동과 삼성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등은 오는 6월 22일 만료일을 앞두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에 지정된 곳은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부동산 거래 시 관할 시·군·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주택 취득 후 2년 동안 실거주 해야 하기 때문에 갭투자 등이 불가능하다.


투기를 막고 실거주 수요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지나친 규제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6일 강남구를 시작으로 21일 양천구, 24일 송파구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의견을 서울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와 부동산 거래 가격 등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집주인들이 적기에 부동산을 처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허가제 유지는 정책기조와 맞지 않아”


이와 관련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가수요를 억제하는 것 외에는 토지허가거래구역 지역 지정이 큰 효과가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며 “토지허가거래구역 지정은 직접적인 규제 조치이기 때문에 아껴서 사용해야 할 극단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기 조짐이 있다면 규제를 연장 해야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조짐이 없었기 때문에 연장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별 조짐이 없다면 해제하고,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시 지정 하는 게 낫다. 또 지정 여부에 대해 부동산 가격이나 거래량 등 객관적인 지표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남구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토지거래허가제를 유지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실패한 정책임이 드러났다”며 “어떤 제도도 헌법으로 보장된 주거 이전의 자유와 사유재산권 보장을 침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해제는 부동산시장 안정화 역행”


반면, 신중론도 대두된다. 각종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올해 들어 부동산 거래가 지난해 말보다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39건이었으나 올해 1월 95건, 2월 183건, 3월 63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양천구는 28건→55건→114건→70건, 송파구는 86건→248건→253건→119건 등으로 조사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면 투기수요가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아직 수요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송파구나 강동구 등에서 소폭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되거나 거래량도 조금씩 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2.0이나 개별 재건축 호재들도 있기 때문에 서울시나 정부가 생각하는 부동산 안정화 기조를 고려하면 해제 여부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또 한 지역만 해제할 경우 다른 곳에서도 형평성 문제로 해제 요구가 커질 수 있다”라며 “이번에 토거래허가구역을 풀어줬다가 투기 수요 조짐이 나타나 재지정이 이뤄질 경우 반발이 더 거셀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구와 송파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며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자산가들이 많다”며 “서울시가 현 시점에서 지정 해제를 하게 되면 현금부자들이 집을 매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향후 금리가 하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좋아졌을 때 투기 수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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