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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불황 모르는 '차량용 반도체'로 눈돌린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3.03.14 06:00
수정 2023.03.14 06:00

파운드리 기반 닦고 메모리 의존도 낮출 수 있어

전기·자율주행차량 부상으로 차량 탑재 반도체 ↑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에 집중하고 있다. 2026년까지 고공행진할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겨냥해 삼성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와 협력해 최신 시스템온칩(SoC·하나의 칩에 다양한 기능 들어간 반도체)을 생산하고 있다. 암바렐라는 자율주행 차량용 고성능 저전력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삼성이 공급하는 반도체는 자율주행 핵심기능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것으로 최신 5나노 공정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이는 인공지능(AI) 연산으로 카메라 및 레이더를 통해 운전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두뇌 역할의 반도체다.


해당 반도체의 인공지능 성능은 전작 대비 20배 가량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차량용 파운드리 공정을 14나노에서 시작해 현재 5나노까지 확대한 상황이다. 이를 최신 4나노 공정 차량용으로도 확대하고 해당 분야를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 분야의 신규 고객사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파운드리 사업에서 6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용 매출 비중을 낮추고 그 외 차량용을 포함한 기타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높여 나가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에 5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자사 공정이 적용된 신규 고객사를 밝힌 것은 그만큼 기술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DS)부문 산하에 '전력 반도체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 구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는 고온·고전압 등 극한환경에서도 높은 전력변환효율을 유지하는 등 강한 내구성이 특징인 제품으로, 다소 거친 환경에서 쓰여질 차량용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키워나갈 경우 파운드리 사업 확장 기반 마련 뿐만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인해 차량 탑재 반도체가 늘고 있다는 점 역시 삼성이 차량 반도체에 힘을 싣는 이유 중 하나다. 통상 내연기관 차량에 들어가느 반도체는 약 200개, 전기차는 약 1000개, 자율주행의 경우 2000개에 달하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매출 성장률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는 10% 감소했지만 비메모리는 5% 가량 증가했다. 또한 2030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금의 두 배가 넘는 1100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6일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회장이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소니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가 과거와 달리 가격이 높아지고 부족 현상이 커지니 점차 고부가가치를 가져가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장악 중인 메모리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의 40% 미만이라 비메모리 반도체가 더 중요해졌고 기업들 역시 차량용을 비롯한 비메모리에 점차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은 주행 환경을 판단하고 제어하는 두뇌 역할의 시스템온칩과 함께 PMIC(전력관리반도체), 이미지센서 등을 개발해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전장용 칩을 납품하고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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