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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김광현·양현종’ 얇은 투수진이 불러온 참사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3.10 23:15
수정 2023.03.10 23:16

선발 김광현 2이닝 4실점, 기대에 못 미친 투구

뒤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집단 난조 '도쿄 참사'

김광현. ⓒ 뉴시스

대표팀 세대교체를 강조했던 추신수의 말이 결국 옳았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B조 2차전 일본과의 경기서 4-13 대패했다.


전날 호주전에 이어 2패를 기록한 한국은 2라운드 진출이 매우 어려워졌다. WBC 본선 1라운드는 상위 2개팀만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현재 한국이 속한 B조는 일본이 2전 전승을 거둔 가운데 호주와 체코가 1승, 한국과 중국이 2패를 기록 중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일본의 4전 전승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2승 2패가 되지만 1승을 얻은 호주와 체코 중 한 팀이 3승을 거둔다면 대표팀의 탈락이 확정된다.


빈약한 투수진이 불러온 참극이었다.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2회까지 삼진 5개를 뽑아내는 등 위력적인 공을 던졌으나 타선이 한 바퀴를 돈 3회, 급격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기대했던 김광현은 2이닝 3피안타 2볼넷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후부터 마운드에 오른 투수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집단 난조에 빠져들었다. 원태인(2이닝 1실점), 곽빈(0.2이닝 1실점), 정철원(0.1이닝 1실점), 김윤식(0.0이닝 2볼넷 3실점), 김원중(0.1이닝 1실점), 정우영(0.2이닝 1피안타), 구창모(0.1이닝 2실점), 이의리(0.1이닝 3볼넷) 등 누구 하나 만족스러운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양현종. ⓒ 뉴시스

가장 아쉬운 이들은 역시나 투수진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 김광현, 양현종의 동반 부진이다.


전날 구원 등판했던 양현종은 호주전서 8회 1사 후 김원중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으나 연속 2안타에 이어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였다.


복병 호주에 패하며 탈락의 암운이 드리워진 대표팀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김광현을 선발로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김광현 역시 3회 들어 주 무기인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했다.


야구팬들은 추신수의 말을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추신수는 올해 초 미국의 한인 라디오 방송에 나와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문제 삼으며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 게 맞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인가”라고 일침을 놓은 바 있다.


그러나 김광현, 양현종은 더 이상 국제대회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 더욱 암담한 현실은 이들 베테랑보다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투수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가란 물음이다. 이것이 한국 야구의 현실이고 도쿄 참사를 불러일으킨 원흉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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