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 또 땅볼’ 키스톤 콤비 김하성·에드먼의 무거운 어깨
입력 2023.03.09 09:32
수정 2023.03.09 09:32
10일 한일전 앞두고 8강행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호주전
땅볼 유도 중요성 거듭 강조..유격수·2루수 콤비 책임도 커져
‘4강’을 꿈꾸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패를 좌우할 호주와의 맞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정오 일본 도쿄돔서 시작하는 ‘2023 WBC 1라운드’ B조 1차전에서 호주와 격돌한다.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수모를 당하며 야구팬들로부터 거센 질타를 들었던 한국 야구는 이번 WBC를 통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지난 두 대회 모두 1라운드 탈락의 굴욕을 뒤집어 쓴 한국 야구로서는 이번 WBC에서 위상을 회복해 개막을 앞둔 KBO리그 흥행도 이끌겠다는 각오다.
선결 과제가 첫 경기 호주전 승리다. 지난 두 차례 대회 1라운드 탈락의 결정타는 첫 경기 패배다. 2013 WBC에서는 네덜란드에 져 호주-대만을 이기고도 탈락했고, 2017년 WBC에서는 이스라엘에 패하며 쓰라린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른바 ‘첫 경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한국이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인 호주를 맞이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트라우마도 트라우마지만 대회 진행방식과 B조 전력구조상 호주는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다. 1라운드에서 각 조 2위까지 8강에 진출한다.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이 B조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국과 호주가 남은 8강 티켓 하나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호주전에서 꼬이면 10일 한일전은 더 어려워진다. 호주전에서 화끈한 출발을 알린다면 한일전도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호주전이 트라우마와 굴욕을 떨쳐낼 첫 단추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이강철 감독도 호주전 필승 전략을 준비해왔다.
전략의 핵심은 ‘땅볼’이다. 선발 투수도 땅볼 유도에 능한 고영표를 낙점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월 호주에서 전력분석을 마친 뒤 “호주 타자들은 파워가 있다. 뜬공이 많이 나오면 위험하다”며 땅볼 유도가 많고 그에 능한 투수가 호주전에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땅볼 유도에 능한 땅볼 투수는 장타 억제에 유리하고, 주자가 있을 때는 병살타도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땅볼 투수라면 고영표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성격의 체인지업을 장착한 고영표는 지난 시즌 규정이닝(144)을 채운 투수 가운데 땅볼/뜬공 비율이 1.86으로 가장 높다.
WBC 1라운드 투구수 제한(65개)이 있는 만큼, 선발 고영표에 이어 등판할 투수도 땅볼에 초점을 맞추고 투입할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빅리거 키스톤 콤비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의 역할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둘은 테이블세터를 이뤄 호주전에 선발 출전한다.
MLB NL에서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후보에 올랐던 김하성과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에드먼으로 짜인 키스톤 콤비는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지난 7일 한신과의 평가전에서는 첫 선발 호흡을 맞췄는데 둘의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에 일본 언론들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런 수비가 땅볼에 방점을 찍은 호주전에서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