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반대에 또 G20 외무장관회의 공동성명 불발
입력 2023.03.03 13:58
수정 2023.03.03 13:58
올해 의장국 인도…뉴델리서 G20 외무장관 회의 개최
우크라 전쟁 합의 없이 회의 종료
中·러 별도 만나 서방 지원 비판
美, 러와 짧은 대화서 뉴스타트 복귀 촉구
인도 뉴델리에서 2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담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가운데 서 있는 사람)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오른쪽)을 지나가고 있다. ⓒAP/뉴시스
인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무장관 회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종료됐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회의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합의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G20 회원국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공동성명 채택은 불발됐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요 의제로 세계적인 에너지와 식량 가격 급등 등의 의제가 논의됐다. 당초 외무장관들이 채택하려던 공동성명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을 악화시키고 인도주의적 고통을 야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대면 참석했다는 점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친강 외교부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한 G20 외무 회담에서 지난달 중국 당국이 공개한 평화안을 언급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을 강조했다. 또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서방을 비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개전 1주년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문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12가지 조항을 공개했다.
러시아와 중국 측은 이날 별도로 만나 서방의 내정간섭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재확인했다. 이들 외교부장은 "타국의 내정 간섭 시도를 전면 반대한다"며 "공갈과 협박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G20 회의 참석을 계기로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10분가량 짧은 만남을 가졌다. 양국 외교수장의 일대일 만남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방위를 위해 필요한 기간만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여 중단을 선언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에게 "침략 전쟁을 끝내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유의미한 외교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 외무부 측은 블링컨 장관의 요청으로 라브로프 장관과 대화를 나눴지만 협상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친강 외교부장과 별도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러시아에 살상 문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