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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나라" 압박에 이재명 '버티기'…개딸은 "배신자 색출"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입력 2023.02.28 12:02
수정 2023.02.28 13:55

주호영 "아등바등 버티면 더 다쳐"

하태경 "최소 31명 이탈, 물러나란 신호"

조정훈 "이재명 리더십 붕괴는 지금부터"

李 측 "강고한 단일대오로"…버티기 돌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 방문을 하기 위해 서울 은평구 수색초등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됐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처지가 더욱 곤궁해지고 있다. 압도적 부결을 바탕으로 소위 '쌍특검'을 밀어붙이겠다는 구상이 좌초됨은 물론이고, 거대야당을 이끌고 나갈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 및 수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결단'을 촉구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28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주호영 원내대표는 "'현애살수(懸崖撒手)'라는 말이 있다. 절벽에 매달렸을 때 손을 놓고 과감하게 뛰어내려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다 보면 더 크게 다친다. 이재명 대표가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충고했다.


하태경 의원은 "(민주당에) 이재명과 한 지붕 아래 같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최소 31명 플러스 알파"라며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로 이 대표에게 물러나라는 의견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표결 결과의 정치적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3개월 전에 이 대표 퇴진에 대한 요구가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었다"며 "이 대표 리더십의 붕괴는 이제부터 시작이고, 어쩌면 마지막 기회의 문이 이번 주가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형 선고가 될지 회생 선고가 될지는 이 대표가 어떤 결단을 하기 나름"이라고 압박했다.


실제 이 대표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검찰은 전날 부결된 체포동의안을 다시 국회에 제출할 수 있으며, 불구속 기소를 할 가능성도 있다. 기소가 될 경우 당무를 정지하도록 규정한 민주당 당헌 80조의 해석을 둘러싼 내홍이 불가피하다. 이외에도 검찰은 현재 수사 중인 백현동 특혜 의혹,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다시 한번 체포동의안을 국회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기류다. 전날 밤 지도부 인사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는 당내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 최고위원은 "더 강고한 대오를 만들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노할 때 분노하고 다시 일어설 때 함께 일어서자.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른다"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 대표의 강성 팬덤인 소위 '개딸'은 배신자 색출에 나서는 등 이 대표 수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날 SNS에서는 '민주당 당헌 개정안 부결 주장한 의원 28명'이라는 제목의 명단이 돌았고, 이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명단으로 오인돼 퍼졌다.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 은어) 명단'을 만들어 공유하는 일도 있었다. 극렬 지지층의 등쌀에 일부 의원은 "부결에 투표했다"며 강제로 해명에 나서는 일도 벌어졌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에서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진단 관련 민생현장 방문'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을 잡느냐 못 잡느냐 문제보다 물가 잡고 경제 개선하고 사람 삶을 낫게 만드는 문제가 관심을 갖기 바란다"며 정부와 날을 세웠다. 이탈표에 대한 입장, 거취 표명, 지지층 색출 문제 등 질문이 쏟아졌지만 굳게 닫힌 입은 열리지 않았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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