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불륜장면 촬영했더니 상간남이 되레 맞고소 했습니다"
입력 2023.02.28 05:17
수정 2023.02.28 05:17
불륜 중인 아내를 미행해 증거를 수집했다가 상간남으로부터 되레 고소당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아내의 외도 현장을 포착하다가 맞고소 당한 남성 A씨의 사연을 다뤘다.
A씨는 "어느 날부터 아내가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는 날이 많아져 이상함을 느끼던 중 집 앞에서 다른 남자의 차량에서 내리는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됐다"며 "이제까지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고, 저는 외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아내를 따라다녔다"고 설명했다.
아내를 따라다녔던 A씨는 결국 상간남의 오피스텔까지 가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저는 건물 복도에서 두 사람이 나오는 것을 기다렸고 촬영을 하기도 했다"면서 "이후 제가 상간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위자료가 인정되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상간남이 A씨를 주거침입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했다는 것.
이에 A씨는 "아내의 외도를 알게 된 후에 이렇게밖에 증거를 수집할 수밖에 없었던 저는 너무 억울하다"며 "저는 처벌을 받게 될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신진희 변호사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공간은 주거 침입으로 보기 어렵지만, A씨의 사연처럼 오피스텔 안이나 상간자 집의 복도와 같이 출입이 제한된 공간은 보통 주거침입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관련해 신 변호사는 "동영상을 촬영하는 경우, 배우자와 상간자의 대화까지 녹음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A씨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으며 해당 부분이 사생활 침해에 해당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사실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위한 증거 확보 등 사정이 있으므로 사실 참작이 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변호사는 "이혼이나 상간자 소송 등에서 많은 분들이 불법 증거이면 증거로 인정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신다"며 "실제 드라마 등에서도 이런 내용이 언급되기 때문인데, 형사사건에서는 형사소송법에 의거하여 불법 증거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으나, 가사에서는 불법 증거라도 증거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 변호사는 외도 입증을 위한 증거 수집을 하게 될 경우 "배우자가 상간자의 집에 방문한 경우 출입한 시간과 나오는 시간을 모두 알 수 있는 자료, 한 번이 아닌 수시로 방문하고 있다는 사정을 알 수 있는 자료까지 확보하는 게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동영상이나 대화 녹음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부정행위 증거를 확보할 때는 가급적 적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