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의 퇴행에 국회가 경고를"…이재명, 체포동의안 직전 신상발언

대장동·성남FC 혐의 전면 부인

도주 우려 등 구속사유 없다고 주장

자신 향한 수사를 "사법사냥" 규정

국민에 "영원한 밤 없다" 외치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이 상정된 국회 본회의 신상발언에서 자신을 향한 수사를 "사법 사냥"이라 규정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부결 투표를 호소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제1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제출을 가리켜 "아무리 깊어도 영원한 밤은 없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7일 오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체포동의안 설명을 마치자 뒤이어 단상에 올라 "혐의도 없이 제1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이번 사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역사적인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며 신상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영장 혐의 내용이 참으로 억지스럽다. (대장동) 개발이익 중 70%를 환수 못했으니 배임죄라는데 70%는 대체 어디서 나온 기준이냐"며 "개발이익 환수가 아예 0%인 부산 엘씨티나 (윤석열 대통령 장모 연루 의혹이 있는) 양평 공흥지구는 무슨 죄가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함께 구속영장에 기재된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미르재단과 달리 성남FC는 성남시 조례로 설립된 시 산하 기업이라 사유화가 불가능하다"며 "성남FC는 시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자체 수입이 늘면 세금 지원이 줄어 성남시민이 혜택을 볼 뿐, 누구도 사익을 취할 수 없고 사익을 취한 바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혐의 사실을 부인한 이 대표는 화살을 본격적으로 현 정권에게로 돌렸다.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 50억 클럽'은 면죄부를 주고 도이치모터스는 수사하지 않는 윤석열검찰이 이재명은 반드시 잡겠다고 검사 60여 명을 투입해 근 1년간 탈탈 털고 있다"며 "수사가 사건이 아닌 사람을 향하고 있다. 목표물을 잡을 때까지 하는 사법 사냥"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무죄추정·불구속수사의 원칙은 차치하더라도 소환 요구에 모두 응했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 같은 구속 사유도 없다"며 "영향력이 큰 제1야당 대표라 구속해야 한다는 등의 해괴한 정치적 언어만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본회의장의 동료 의원들을 향해 "주권자를 대신해 국회가 내릴 오늘 결정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앞날이 달렸다"며 "법치의 탈을 쓴 정권의 퇴행에 의원 여러분이 엄중한 경고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들을 향해서도 "아무리 깊어도 영원한 밤은 없다. 매서운 겨울도 봄을 이기지 못한다"며 "진실의 힘을 믿겠다. 국민과 역사의 힘을 믿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