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로 물든 與 전대 2차 토론…金 "정치 생명 걸겠다"
입력 2023.02.21 00:00
수정 2023.02.21 00:00
2차 토론서 安·千·黃, '金 울산 KTX 투기 의혹' 총공세
천하람 "김 후보 두고 울산의 이재명이란 얘기도 나와"
黃 의혹제기에 金 "그런 판단력이니 3년 전 총선 참패"
김기현-안철수는 '밀실 공천·리더십' 공방 주고 받기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도전한 당대표 후보 4인이 20일 두 번째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와 날선 공방을 벌였다. 차기 공천 방안, 정치적 정체성 등 다양한 사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이들은 특히 김기현 후보에게 제기된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둘러싸고 난타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불법이 개입됐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선언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등 4명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3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2차 TV토론회'에 참석해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면서 당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선 김 후보에게 제기된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집중 공격 대상으로 떠올랐다.
천하람 "김 후보, 땅값 얼마에서 95% 할인해줄건가"
김기현 "1800배 올랐단건 터무니 없는 날조된 주장"
황교안 "金, 지금이라도 尹 성공위해 후보 사퇴해야"
金 "제 정치생명을 걸 것"…黃 "모든 책임 지겠다"
첫 주도권 토론에서 질의를 시작한 천하람 후보는 김 후보에게 "지금 울산 땅 의혹과 관련해서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가 않다. 심지어 김 후보를 두고 '울산의 이재명'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지금 나오고 있다"며 "지난 토론회 때 95% 정도 할인해서 매각할 의향도 있다고 밝히셨는데 정확하게 얼마에서 95%를 할인해 주시겠다는 건가. 후보가 원하는 매도 호가가 얼마인지를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할 수 있나"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현재 논란으로 떠오른 울산 땅을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팀에서 SPC(특수목적법인)를 만들어 95% 할인된 가격에 매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지난번에 1800배가 올랐다고 터무니없는, 그야말로 날조된 주장을 해서 '1800배 올랐다고 하면 95% 할인해 드릴 테니 가져가라'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1800배가 올랐으면 계산해서 95% 할인해 드릴 테니까 천 후보가 가져가면 제가 바로 드릴 수 있다"고 맞받았다.
아울러 지난 15일 첫번째 토론회에서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처음 제기한 황교안 후보도 "임야 투기 의혹에 대해서 여러 차례 해명을 했는데 만약 그 해명한 것에 거짓이 있으면 후보 사퇴를 약속하겠나"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김 후보가 용기 있게 후보 사퇴하기 바란다"고 말하며 김 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펼쳤다.
이 같은 황 후보의 발언에 김 후보는 "말씀하신 것처럼 불법이 개입됐다든지 했다면 제가 정치생명을 걸 테니까 대신 황 후보도 그것이 가짜뉴스인 것이 확인되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선언하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황 후보는 큰 소리로 "직접 가봤다"고 맞받으며 "도로의 방향을 바꿈으로써 맹지였던 김 후보의 땅이 KTX역 앞 대로변에 금싸라기 땅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것도 3만5000평이다. 그래서 권력형 토건 비리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그런 정도의 판단능력을 갖고 있으니까 (황 후보가 지휘했던) 3년 전 총선에서 우리가 참패를 했다"며 "법무부 장관, 당대표, 국무총리까지 하신 분이 민주당의 터무니없는 선전 선동설에 올라타서 자당 내에서 계속해서 허위사실로 공격을 한다. 만약 제가 도로 선정이나 이런 데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판정되면 사퇴하겠냐"고 역공을 가했다. 이에 황 후보는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답했다.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차기 총선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했다. 안 후보는 "(제가)민주당을 아는데 부동산 문제는 역린이다. 이걸 건드리면 안 된다. 그러면 우리가 내년 총선에서 지게 된다"며 "그러지 않으려면 그냥 해명하고 끝나면 되는 문제다. 중도나 2030 마음을 얻으려면 이런 부동산 문제에 대해선 깨끗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金, 安 향해 "과거 측근·밀실공천 계속해와…
말, 행동 다 다르니 '내로남불' 얘기 듣는 것"
안철수, '김장·김나연대' 언급하며 "김기현
후보는 스스로의 힘으로 해온 게 없다" 비판
특히 당권을 두고 양강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후보는 공천 방식을 놓고도 격돌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대표를 지낸 당시를 거론하며 "과거에 (안 후보가) 했던 걸 보면 측근 공천, 밀실 공천, 낙하산 공천을 계속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도 대표가 되면 그리 안 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말로만 그렇게 하고 행동을 다르게 하니 '내로남불'이란 얘길 듣는다"고 저격하기도 했다.
이에 안 후보가 "김 후보가 말로는 상향식 공천이라고 하지만 구체적 방안을 들어본 적 없다"고 받아치자, 김 후보는 "당헌·당규에 상향식 공천과 배심원단 제도가 잘 정리돼 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두 후보 간 공방이 가열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또 두 후보는 서로의 리더십에 대한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는 2015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하니 당시 조국 교수를 추천하는 등 사람 보는 안목에 결점이 있는 거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제가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성공과 실패를 하면서 이제 이 경험으로 민주당을 무찌르는 데 온 힘을 쓰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 등을 언급하며 "김 후보는 스스로의 힘으로 해온 게 없다"며 "유리하면 내세웠다가, 불리하면 뒤로 감추는 것이 김 후보의 연대인가"라고 김 후보에게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울산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집중 공격한 데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토론장에서 허위사실을 갖고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는 이런 방식은 제발 당대표 되실 분은 지양하라"며 "제가 단 하나라도 불법적으로 개입한 게 있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는데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다가 나중에 큰 일 안 당하도록 자제했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안 후보는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의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제일 먼저 문제 제기한 게 황교안 후보인데, 제가 김 후보가 깨끗하게 해명하고 넘어가라고 말씀드린 데 대해 황 후보가 아니라 오히려 저한테 경고를 주는 (선관위의) 모습을 보고 많이 기울어져 있구나 했다"며 "제가 선관위에서 하는 입장을 받아들인 이유가 제가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당의 공식 기구니까 아무리 정말 불합리한 이야기라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