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봇·반도체 기대감...돈 몰리는 IT펀드
입력 2023.02.13 12:49
수정 2023.02.13 12:57
올 들어 274억 유입…평균 수익률 16% ‘쑥’
AI 열풍에 수혜 전망...정부 정책 지원도 호재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테마가 부상하면서 정보기술(IT)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AI·로봇 등 혁신 산업과 함께 반도체·인터넷 업황에서도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결과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설정된 IT 펀드 45개에는 연초 이후 27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434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해외 주식형 펀드에선 757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IT펀드의 경우 올해 들어 예상치 못한 기술주 랠리가 펼쳐진 것이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이어졌다. 매수세 유입으로 수익성도 향상되고 있다.
IT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약 16.01%로 테마 펀드 중 레버리지 펀드(24.2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13.01%)와 해외 주식형 펀드(10.34%)를 상회한다.
상품별로 보면 ‘미래에셋 TIGER미국테크TOP10INDXX’ 상장지수펀드(ETF)가 연초 이후 가장 높은 23.7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한국투자 ACE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23.29%), ‘신한 SOL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22.76%), ‘미래에셋 TIGERKRX인터넷K-뉴딜’(20.95%), ‘KB KBSTARIT플러스’(20.73%) 등의 ETF가 20%를 웃도는 견조한 수익을 거뒀다.
이같은 반등 기대감으로 IT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에도 111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긴축 우려가 다소 진정되면서 반도체 업황도 곧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인식이 힘을 얻은 덕분이다.
최근 1년 간을 기준으로 살펴봐도 786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46개 테마 펀드 중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레버리지 펀드(1조3834억원)와 연금저축 펀드(8137억원) 다음으로 유입 금액 규모가 컸다.
같은 기간 원자재 펀드와 천연자원 펀드에서는 각각 2122억원, 187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대부분의 테마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최근에는 AI 챗봇 열풍이 전 세계 증시를 달구면서 IT 펀드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비영리법인 오픈AI의 대화형 AI 모델 ‘챗GPT’를 선두로 시작된 챗봇 개발 경쟁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로 까지 옮겨 붙은 상태다. 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 업체들도 줄줄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AI·로봇주가 급등하는 등 신 산업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는 업황 바닥론과 함께 AI 분야 확대에 따른 수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AI 분야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모델이 고도화되고 거대해질수록 더 많은 컴퓨팅 능력이 필요해 AI 모델 개발 경쟁이 늘어나면 AI 및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니즈와 데이터 보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산업이 정책 테마주로 연결될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올해 712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AI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를 위한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AI 분야 지원책은 초거대 AI 모델의 상용화와 여기서 파생된 서비스 다양화에 힘입어 정책 테마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며 “특히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비즈니스 확대, IT 하드웨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