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안철수, 나란히 중원 공략…"당심은 내 품에"
입력 2023.02.09 15:03
수정 2023.02.09 15:03
金, 나경원 만난 뒤 '서울 강서구' 당원과 만남
安, '캐스팅 보터' 충청지역 당심 확보에 집중
수도권·충청 與 선거인단 비중 '45%에 육박'
"중원지역 표 잡아야 당권 가까워질 것" 전망
국민의힘 당권주자 김기현과 안철수 후보가 나란히 중원지역 당심 공략에 나섰다. 3·8 전당대회의 당락을 결정할 당원들이 수도권에서 대거 늘어났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중원 지역의 당심이 향후 당권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이에 당내에선 컷오프가 끝난 이후엔 중원 당심을 노린 두 후보 간의 표심 확보 대결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현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17개 청년위원장'들의 지지선언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도권 선거 자체가 워낙 치열하고 수도권에서 이기는 게 너무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당원들이 안심할 방안을 찾아서 제시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후보가 수도권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수도권 영향력이 김 후보의 아킬레스건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당안팎에선 울산 남구을에서 4선을 지낸 김 후보가 영남 지역에서의 영향력에서는 무리가 없지만 연고가 없는 수도권 지역에서의 영향력은 약세일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조원씨앤아이가 CBS 노컷뉴스 의뢰로 지난 3일~5일 국민의힘 지지층 1019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후보의 서울 내 지지율은 29.6%로 40.1%를 기록한 안 후보와 10.5%포인트(p)의 격차를 나타냈다. 인천·경기에서도 안 후보는 37.4%의 지지율로 김 후보(34.3%)에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김 후보는 이날 남은 일정을 수도권에 올인 하면서 수도권 당심 잡기에 나선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마포구에서 열릴 '새로운민심 전국대회'에 참석한 뒤, 4시10분 서울 강서갑 당원 교육과 5시 서울 강서을 당원간담회에 참석한다. 특히 새로운민심 전국대회에는 나경원 전 의원이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수도권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나 전 의원과 힘을 합친 모습을 재차 보여주면서 당원들의 지지세를 확대할 예정이다.
수도권은 실제로 이번 전대에서 당권을 결정할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의결된 전대 선거인단 현황에 따르면 전체 선거인단 83만9569명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33.50%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서울이 14.79%, 경기가 18.71%다. 이는 보수당의 심장으로 불리는 영남권인 39.69%에 육박하는 수치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지지세를 확보한 안철수 후보는 지지기반을 '캐스팅 보터'인 충청 지역으로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충청지역의 선거인단 비율도 11.37%(충북 5.26%, 충남 6.11%)로 지난 2021년 전대 당시의 10.30%보다 1.07%p 늘어난 만큼 충청의 표심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안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국민의힘 충북도당을 시작으로 오후 2시20분 충북 괴산군 당협 당원간담회, 오후 4시 충북 충주시 당협 당원간담회 일정에 나선다.
안 후보 역시 수도권은 물론 충청지역이 내년 총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두 지역에서의 승리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이날 충북도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지난 총선에서 우리당이 115석으로 전락한 이유는 결국 중원인 수도권과 충청에서 졌기 때문"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중원이 격전지이자 승부처이며 최전선이 될 것이다. 중원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원의 사령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자신이 수도권과 충청에서의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임을 피력했다. 그는 "총선에서도 중원의 민심을 제대로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는 경기에서 재선을 했고, 제 직장은 모두 충청도였다"며 "누구보다 민심을 잘 알아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이길 자신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수도권과 충청 등 중원지역의 당심은 이날 마무리 될 당대표 컷오프뿐 아니라 본선에서도 승부를 가를 요인으로 전망된다. 44.87%에 달하는 선거인단이 수도권과 충청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만약 두 후보가 컷오프에서 접전을 벌일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막판 세몰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 당원이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2030세대의 당원 가입이 굉장히 늘어나면서 선거인단인 수도권 청년 당원의 표를 흡수하는 게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컷오프가 끝나면 본격적인 두 후보도 본격적인 표대결을 시작하게 될 만큼 지금부터 수도권에 기반을 다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