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이탈’ WBC 대표팀, 강백호 위한 판 깔리나
입력 2023.02.08 06:05
수정 2023.02.08 06:05
메이저리거 최지만, 소속팀 피츠버그 반대로 WBC 출전 무산
외야수 최지훈 대체 발탁으로 1루수 강백호 출전 기회 늘어날 전망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태도 논란, 실력으로 만회할지 관심
올 시즌 명예회복을 노리는 강백호(KT)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
강백호의 지난 시즌은 실망스러웠다. 두 차례 큰 부상을 겪으며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부상 공백으로 정규리그(144경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2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에 그쳤다. 결국 시즌 뒤 기존 연봉 5억5000만원에서 절반 가까이(47.3%)가 삭감된 2억9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자존심이 허락할 수 없었다. 한 때 ‘천재타자’ 이정후(키움)와 KBO리그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던 강백호는 매년 연봉이 상승해오다 처음으로 삭감됐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구단과 줄다리기에 돌입하는 등 연봉 협상 진통을 겪은 그는 결국 스프링캠프 출국이 늦어져 홀로 비행기에 오르기도 했다.
“연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스프링캠프지로 떠난 강백호는 ‘절치부심’의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한다.
일단 정규리그 개막에 앞서 3월 열리는 WBC를 정조준 한다.
강백호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겨루는 WBC에 나선다. 도쿄올림픽의 아쉬움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먼저 잡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2년 전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던 강백호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팀이 지고 있던 경기 막판 더그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고,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박찬호 해설위원은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강백호는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제대로 느꼈을 그는 WBC서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특히 이번 WBC 대표팀에서 강백호의 역할과 비중이 커졌다. 당초 대표팀에 선발된 메이저리그 최지만(피츠버그)이 소속팀의 반대로 대회 참가가 불발됐다.
이에 대표팀은 1루 자원이 아닌 외야수 최지훈(SSG)을 대체 발탁했다. 이로써 대표팀의 1루 자원은 베테랑 박병호와 팀 동료 강백호 뿐이다.
특히 일방 장타력을 갖췄고, 최지만과 같은 좌타자인 강백호의 활약이 대표팀에서 제법 중요해졌다. 수비력이 좋고 경험 많은 박병호가 선발로 나설 것이 유력하지만 최지만이 빠진 만큼 강백호의 출전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명예회복을 위한 판은 이미 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