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수상한 히팅버튼…추락하는 투명성
입력 2023.02.07 13:31
수정 2023.02.07 13:32
일부 직원들, 지인 영상에 히팅 버튼 사용
세계 최대 숏폼 동영상으로 유행을 이끌고 있는 틱톡이 알고리즘 조작 의혹으로 중심에 섰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해 숏폼 콘텐츠가 뜨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틱톡은, 다른 동영상 플랫폼과 달리 짧은 콘텐츠로 장비나, 기술력 없어도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1020세대를 열광하게 만들었다. 현재는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 중이다.
이에 틱톡은 많은 기업 사이에서 중요한 홍보 수단이 됐다. 특히 음악 마케팅에서 틱톡이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챌린지 과거곡이나 최신곡이 알고리즘을 타거나 챌린지로 활용돼 알고리즘이 노출될 시,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빌보드 핫 100 차트 최장 기간 1위를 차지한 릴 나스 엑스의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 핫100 1위 8번을 차지한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드라이버 라이선스(drivers license),글래스 애니멀스의 '히트 웨이브'(Heat Wave), 위켄드의 '다이 포 유'(Die for you) 등이 틱톡을 통해 역주행하거나 알고리즘 노출로 사랑 받은 곡들이다.
국내에서는 지코의 '아무노래'가 틱톡 챌린지 열풍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포브스가 틱톡의 알고리즘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틱톡 열풍'에 제동을 걸었다. 포브스는 모기업 바이트댄스 직원 6명의 증언과 기밀문서를 입수한 결과 일명 '히팅 버튼'으로 직원들이 알고리즘을 간단하게 조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틱톡 측에서 알고리즘을 선택하면 특정 영상을 유저의 인터페이스에 강제적으로 띄울 수 있고, 이 히팅 버튼을 통해 노출된 조회 수는 하루 조회 수의 총 2%로, 핵심 지표에 영향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문서에 따르면 직원들은 이 히팅 버튼을 통해 인플루언서를 유치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홍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정 정보를 노출하고, 추천 알고리즘에서 놓친 관련 비디오를 홍보할 수도 있다.
즉, 한 마디로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히팅 버튼 하나로 작위적인 유행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틱톡 측은 답변을 거부했지만 보도된 이후, 미국에 거주하는 소수의 직원들 만이 미국에서 홍보용 콘텐츠를 승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핵심은 콘텐츠의 경험을 다양화하고 신흥 크리에이터를 소개하기 위한 기준이 무엇이며, 직원들이 투명하게 이를 지키고 있느냐다. 포브스는 일부 직원들이 히팅 버튼을 자신의 지인들이나 자신의 영상에 활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런 식으로 부적절하게 히팅 버튼이 남용된 영상은 300만 뷰가 넘는다.
기술 플랫폼의 큐레이션 재량권은 가짜 뉴스를 판별하고 안정적인 정보 제공, 잊히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틱톡처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례는 상습적인 악용을 했다는 인상만 남는다.
중국의 본사를 두고 있는 틱톡은 과거 반중 정서 콘텐츠 검열한 바 있다. 이외에도 개인정보 노출, 지나친 바이럴, 자극적인 콘텐츠 등으로 입방아에 올랐던 틱톡이기에, 이번 논란 역시 투명성을 의심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