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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갈등'에 숨고르기 들어간 안철수…'살얼음판 대처법' 고심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3.02.06 15:16
수정 2023.02.06 15:30

安, 6일 일정 취소하고 '정국구상 돌입' 공지

전날 대통령실의 '안윤 연대 표현' 반발 직후

'숨고르기'…安 "윤핵관 표현 쓰지 않을 것"

당내선 "尹 자극 않을 법 고심 중일 것" 전망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실과 친윤(親尹)그룹 의원들 간에 갈등이 표면화되자 일정을 취소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앞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당권 포기 과정을 두 눈으로 지켜본 만큼 살얼음판이 펼쳐질 향후 전대 과정에서 친윤계의 공세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구상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 측 전당대회 캠프는 6일 오전 공지를 통해 기존 10시50분부터 예정돼 있던 안 의원의 서울 영등포구 토마스의 집에서 독거노인 및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배식 봉사 일정을 취소한다고 알렸다. 이어 오후 4시40분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KBS의 '사사건건' 대담 역시 취소됐다.


이날 일정 취소와 관련해 김영우 안 의원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안 의원의 일부 일정 취소는 정국구상을 위한 숨고르기"라며 "경선이 너무 과열된 상황에서 정책 비전 대결을 위한 구상도 더 세부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안팎에선 안 의원이 이날 갑자기 일정을 취소한 이유로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꼽고 있다. 앞서 이진복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에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윤(안철수-윤석열 대통령) 연대라는 표현, 누가 썼나.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얘기하는 건가"라고 안 의원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어 이 수석은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펜앤드마이크TV'에서 "윤핵관들한테는 대통령의 안위는 안중에 없고 자기들 다음 공천이 중요하다"라는 안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선 "대통령께서 간신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 하고 국정 운영을 하겠나. 그건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나"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어 이 수석은 정 위원장에게 "안 의원에게 엄중 경고해달라"는 윤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통령실과의 갈등이 표면화되자 안 의원은 수습에 주안점을 둔 모양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실이 윤핵관, 윤안 연대 표현에 불쾌감을 표시한 데 대해 "사실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고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제가 몰랐었다"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여러 가지 말씀하신대로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 제 의도는 윤 대통령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그리고 또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며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그런 의심들은 전혀 없이, 제대로 국가를 운영하는 하나의 파트너로써 여당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공감' 두번째 공부 모임에서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이철규 의원(왼쪽)이 대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을 겨냥한 당내 일부 친윤계 의원들의 공세는 지속되는 모양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히 어떤 경우든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는 그런 의도적인 시도는 지향돼야 마땅하다"며 "도가 지나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안 의원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윤핵관으로 알려진 이철규 의원도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산주의자 신영복을 존경하는 사람.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사드 배치에 반대한 사람. 잘된 일은 자신의 덕이고 잘못된 일은 타인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안 의원을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당내에선 안 의원이 윤 대통령 측을 더 자극하지 않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으며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다 친윤계의 공세에 도전을 포기한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사례를 고려해 조심스럽게 대응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나경원(전 의원)뿐 아니라 유승민, 이준석 등의 사례가 충분하지 않나"라며 "지금 친윤들과 각을 세우게 되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만큼, 상황을 주시하면서 정책적인 측면이나 다른 이슈로 방향을 틀기 위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김영우 선대위원장은 "여당의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가 대통령과의 협력과 일체감을 주장한다. 안 의원도 대통령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연대라는 표현을 한 것이고 다른 뜻은 없다"며 "공정선거를 우려하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잘 유념해서 전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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